이태규 "정의연 성금 유용했다면…독립군 자금 빼돌린 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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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기금운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 이후 관련 의혹들이 연일 불거지는 가운데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가 원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17일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의 부친이 쉼터를 관리하며 머문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뒷마당 컨테이너의 모습.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피해자 지원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기금운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 이후 관련 의혹들이 연일 불거지는 가운데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가 원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17일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의 부친이 쉼터를 관리하며 머문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뒷마당 컨테이너의 모습. [뉴스1]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안성 위안부쉼터 논란이 증폭되면서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성금에 대한 명확한 사용처를 내놓지 못하는 한 중대한 도덕성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길 바라지만 만약에 소중한 성금을 사적으로 빼돌리고 유용했다면 일제 (치하의) 독립군 자금을 빼돌린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착오와 오류였다면 진실을 밝히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말도 안되는 친일 공세를 운운하면서 진영 대결 프레임으로 몰고 갈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진영 대결로 본질을 호도하려 한다면 정의연과 윤미향 당선인을 둘러싼 의혹만 커진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할머니 눈물을 닦아드려야 할 단체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면서 눈물 닦아드리는 일에 소홀하진 않았나”라고 되물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해진 미래통합당 당선인도 “더불어민주당 당원들 입에서 벌써 제명 얘기가 나온다. 헌법기관(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은 더 큰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조 당선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성으로 간 이유도 해명이 제대로 안 되고, 매매가도 3억~4억원 차이가 나는데 비싸게 사지 않았다는 것도 해명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에 함께 출연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 역시 “당에서 본인의 소명, 해명, 검찰수사 만을 기다리기에는 아마 어려운 상태로 갈 수 있다. 여론이 워낙 좋지 않다”며 “쉼터의 매입 가격이 싸지 않았다는 부분을 명확하게 빨리 오늘 중에 소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일 공세로 이를 단정하긴 어렵다. 친일파들이 이용해 먹는 것은 당연한데 보편적 감정에 부합하냐는 기준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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