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3곳에 북한 돈 291억원…웜비어 부모, 배상금 회수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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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귀국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에게 미국 은행 3곳에 예치된 북한 관련 자금의 구체적 정보가 조만간 공개된다. 자금 추적이 본격화하면서 웜비어 가족이 북한 관련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들 숨진 후 미국 내 북한 돈 추적 #법원 “은행들 자금 정보 공개하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워싱턴DC 연방법원이 11일(현지시간) 북한 관련 자금을 보유한 미국 은행 3곳에 대한 ‘보호 명령 요청’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이 보유한 북한 관련 자금 2379만 달러(291억원)의 세부 정보가 웜비어 가족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2월 웜비어 측 변호인은 은행들에 북한 관련 자산을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은행들은 정보 공개가 고객의 비밀정보를 누설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에 법원 명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웜비어 측이 은행에 대한 ‘법적 보호’를 요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해 이번에 허가가 났다.

대북제재법에 따라 동결된 북한 관련 자금을 세부적으로 보면 JP모건체이스 1757만 달러, 뉴욕 멜론 321만 달러, 웰스파고가 301만 달러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는 VOA에 “웜비어 가족의 변호인들이 미 재무부에 의해 동결된 북한 자금 찾기에 나선 것”이라며 “북한 정권과 북한의 기관 소유 계좌 자금을 회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웜비어 부부는 2018년 4월 아들이 북한의 고문으로 사망했다며 워싱턴DC 연방법원에 11억 달러 규모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법원은 같은 해 12월 5억114만 달러를 배상하라며 유가족의 손을 들어줬다. 북한이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자 웜비어 부모는 북한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거나 제3국에 있는 북한 자산을 압류해 보상받는 방법을 택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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