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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안, 모평·중간고사 코앞…등교해도 괴로운 고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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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학교에 가는 것도, 안 가는 것도 불안해요.”

연휴 일주일 뒤…집단감염 우려 #6월엔 모평·중간고사 동시 준비 #“내신 등급 고려 선택과 집중 필요”

서울 동작구의 한 일반고에 재학 중인 3학년 A양(18)은 13일부터 등교한다는 소식에 반가움과 불안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고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하루빨리 등교 수업을 하고 싶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에 가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다. A양은 “지난 두 달 동안 집에서 제대로 공부를 못해 하루빨리 등교하고 싶지만, 행여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년보다 1주일 이상 빨리 등교 개학을 맞는 고3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등교하자마자 중간고사, 수능 모의고사 등 빠듯한 일정을 쫓아가야 한다. 코로나19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먼저 등교 수업을 한다는 불안감도 이들을 괴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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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 따르면 등교 개학 의견 수렴 과정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황금연휴’가 끝난 뒤 잠복기를 고려해 2주 이후 등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는 고3만큼은 연휴 뒤 1주일 만에 등교토록 결정했다. 두 달 이상 등교가 미뤄지면서 대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때문에 ‘대입에 쫓긴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등교 개학 후 집단발병 가능성에 대해 “높지는 않지만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도의 한 일반고 교장은 “고3 학생들이 등교해도 한동안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고3은 개학 연기로 빠듯해진 학사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수업일수·시수가 줄었지만, 수업 진도는 그대로라 짧은 시간에 학습할 양이 늘었고, 시험도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등교 바로 다음 날인 14일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예정돼 있고, 6월에는 중간고사와 모의평가(모평)를 동시 준비해야 한다.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6월 모평’은 소홀히 할 수 없는 시험이다.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접 출제해 ‘미니 수능’이라 불린다. 재수생도 함께 치르는 시험이어서 고3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고3은 등교 개학 전에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6월에는 중간고사와 모평이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고1·2 때 내신이 2등급 이내였던 학생은 중간고사를 잘 봐야 하지만, 중하위권 학생은 모평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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