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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미신원자 4명 추가 확인…사인 파악 위해 부검 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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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신축 물류창고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38명 중 신원을 알 수 없었던 9명 중 4명의 신원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1일 오전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2차 현장에 나서는 한편, 사망자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알기 위해 일부 희생자들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1일 소방관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당시 폭발과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하면서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최모란 기자

지난달 29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1일 소방관들이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당시 폭발과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하면서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최모란 기자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2차 현장감식에 앞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이번 화재로 사망한 이들 중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9명에 대한 DNA 대조 작업 등을 벌여 4명의 신원을 추가 확인했다. 나머지 5명의 시신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도 진행 중이다.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 4명 중 외국인 근로자는 없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남은 5분의 시신에 대한 DNA 분석 작업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경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7개 기관과 함께 오전부터 화재 현장을 2차 합동 감식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앞서 전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6시간에 걸친 1차 합동 감식에선 "건물 내부와 소훼 형태 등을 관할한 결과 지하 2층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하 2층에 잔해물이 많이 쌓여있어 이날 추가로 2차 감식에 돌입했다. 2차 감식은 남아있는 잔해물을 마저 치우고, 최초 폭발을 일으킨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일부 희생자들에 대한 시신 부검에도 나섰다.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유가족이 부검을 원한 경우나 채혈 등을 통해 사망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시신 등 15구가 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가족은 "경찰이 유가족의 동의 없이 시신을 부검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1일 오전 경기 이천 창전동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망자 합동분향소에 카자흐스탄 출신 희생자 유가족과 지인이 조문한 뒤 분향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1일 오전 경기 이천 창전동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경기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망자 합동분향소에 카자흐스탄 출신 희생자 유가족과 지인이 조문한 뒤 분향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원하는 유가족들과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시신들을 상대로 부검 절차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그중 일부의 신원이 늦게 파악됐다. 이런 과정에서 유가족들이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불이 난 물류창고의 건축주인 주식회사 한익스프레스의 서울 서초구 본사 사무실과 감리업체, 설계업체 등 5곳에 대한 압수 수색을 벌여 공사 관련 자료도 확보한 상태다. 압수 수색은 자정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서류를 확보한 뒤 비교·분석해 공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안전조치 위반사항은 없는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피해자 유족을 포함한 피해자 보호 활동을 위해 10개 조 49명의 전담팀을 구성했다"며 "외국인 피해자 유족은 1대1 매칭을 통해 보호하는 등 유가족들에게 수사 진행 상황 등을 수시로 설명하고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2분께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화재 당시 지하 2층에서 이뤄진 우레탄 작업으로 유증기가 발생하면서 미상의 화원에 의해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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