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보다 더 잦은 곡소리···韓 인구감소 속도 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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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에도 아이 울음 소리보다 곡소리가 더 잦았다. 넉 달 연속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섰다. 한국 인구 감소에 속도가 붙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인구동향’ 보고서를 보면 올 2월 출생아 수는 2만2854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1.3% 감소했다. 2월 출생아 수를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최저다.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에 그쳤다. 갓 태어난 아기들이 간호사의 보살핌을 받는 대전의 한 산부인과신생아실. [중앙포토]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에 그쳤다. 갓 태어난 아기들이 간호사의 보살핌을 받는 대전의 한 산부인과신생아실. [중앙포토]

반대로 사망자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월 2만541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9% 증가했다. 월간 사망자 통계를 내기 시작한 83년 이후 가장 인원이 많았다. 사망자 수 급증, 출생아 수 급감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월간 인구 감소 폭(사망자 수-출생아 수)은 지난해 11월 1682명, 12월 5628명, 올해 1월 1653명, 2월 2565명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추월하면서 인구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엔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인구 감소 폭이 더 컸다. 연말 출산을 꺼리고 연초 출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있는 데다, 겨울철이면 고령 인구 사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통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뛰어넘는 역전 현상은 12월 한 달 사이에만 벌어지고 해가 바뀌면 다시 ‘출생아 수>사망자 수’로 흐름이 바뀌었다. ‘2017년 12월→2018년 1월’ ‘2018년 12월→2019년 1월’에도 그랬다.

이제는 달라졌다. 올 1월 들어서도 인구 자연 감소는 계속됐고 2월 들어 감소 폭까지 늘었다.

출생아 수와 사망자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출생아 수와 사망자 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인구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출산율이다. 2018년 2만7575명, 2019년 2만5772명이었던 2월 출생아 수가 올 들어 2만2000명대로 내려앉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 뜻하는 조출생율도 2월 5.6명을 기록하면서 조사망률(6.2명)에 못 미쳤다. 지난해 2월 6.5명이었던 조출생률은 1년 사이 0.9명 줄었다.

고령 인구 비중이 늘어난 것도 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2월 6.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5.8명)과 비교해 0.4명 증가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통계로도 한국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 2월 혼인 건수는 1만9104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5.0% 늘었다. 이혼 건수는 823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0.3% 소폭 증가에 그쳤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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