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고객 업고 질주하는 카카오뱅크…"하반기부터 IPO 실무 준비"

중앙일보

입력

카카오뱅크가 하반기부터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실무적 준비에 돌입한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이사가 2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무적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권에선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에 변수가 생기면서 카카오뱅크의 연내 상장 계획이 늦춰질 수 있단 전망이 나왔다. 윤 대표는 “시장환경 등 여러 변수가 있어서 IPO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투자회수가 아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자본확충을 목적으로 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6월부터 현재 사용 중인 ‘한국카카오은행’ 대신 ‘카카오뱅크’를 법인명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법인명과 브랜드명을 일치시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이후 지난해 1000만 고객을 달성했고, 현재 12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이체 건수만 4억7000만 건, 이체 금액은 134조원에 달하면서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윤 대표는 향후 목표를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계좌를 통해 카드사‧증권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부터 실시 중인 주식계좌개설, 연계대출 서비스 등이 이에 해당된다. 카카오뱅크가 한국투자증권과 제휴해 실시한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는 지난해 출시 5달 만에 100만 계좌개설에 성공하며 ‘동학개미운동’의 동력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카드사와도 손을 맞잡았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KB국민‧삼성‧신한‧씨티카드 등 국내 4개 카드사와 제휴해 만든 신용카드 4종을 출시했다. 카드 전면에 카드사 이름을 노출시키고 카드사와 카카오뱅크가 혜택을 공동 기획해 만든 제휴 신용카드다.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 고객 모집을, 발급 심사와 관리는 각 카드사가 맡는다. 제휴사를 통해 번거로운 상담 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카카오뱅크 앱 하나만으로 쉽게 신청이 가능하다.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이 대표 캐릭터다.

카카오뱅크 제휴 KB국민카드 이미지.

카카오뱅크 제휴 KB국민카드 이미지.

카드사별 혜택도 다양하다. 신한카드 제휴카드는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월 이용 횟수가 10회 늘어날 때마다 캐시백 혜택을 확대한다. 삼성카드는 전월 실적과 상관없는 혜택과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0.5% 할인, KB국민카드는 카카오페이·배달앱·숙박앱 등에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씨티카드는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에서 50% 청구할인, 스트리밍 서비스 결제 시 25% 청구할인을 해준다. 우일식 제휴신용카드TF장은 “방대한 카드 이용 데이터를 모집해 향후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앱 개편도 단행했다. 사용빈도가 높았던 서비스를 재배치하고, 통장 잔고를 숨기는 ‘금액 숨기기’ 기능 등 추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초 이용우 전 대표의 민주당 입당 및 총선 출마로 ‘투톱’ 대표체제를 종료하고 지난 달 주주총회를 열어 윤 대표의 단독 대표체제를 확정했다. 한국투자증권 투자은행(IB)본부에서 IPO를 담당했던 김광옥 전 한국투자파트너스 전무를 부대표로 선임하면서 상장 의지를 다졌다. 연내 본인가를 준비 중인 제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페이와의 강한 결합 추진, 기술연구소 설립 등 혁신적 서비스를 통해 금융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카카오뱅크가 생각나는 ‘카뱅 퍼스트’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