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의 선물' 그 약, 사망률 2배인데…트럼프 "홍보 계속" 고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브리핑에서 사망률이 두 배 이상이란 연구 결과에도 불구 "안 좋은 결과도 하나 있겠지만 항말리아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제 홍보를 중단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브리핑에서 사망률이 두 배 이상이란 연구 결과에도 불구 "안 좋은 결과도 하나 있겠지만 항말리아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치료제 홍보를 중단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관한 홍보를 중단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복용 환자의 사망률이 두 배라는 연구 결과와 이를 반대한 정부 백신개발 책임자의 보복 해임 파문에도 "아주 좋은 연구 결과가 많다"라고 강변하면서다. 민주당 하원은 인사 보복을 당한 릭 브라이트 전 보건부 바이오의약품첨단연구개발(BARDA) 국장과 직속 상관인 알렉스 에이자 보건장관, 로버트 캐들렉 차관보를 출석시켜 청문회를 열겠다고 맞섰다.

'신의 선물' 극찬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안 좋은 결과 하나, 좋은 결과 몇 배, #말라리아·루프스 큰 효능…결과보자" #보건위원장 "보복 해임 청문회 열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신의 선물로 극찬했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홍보를 왜 중단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중단한 적 없다. 왜 중단했다고 하느냐"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주 좋은 결과를 많이 갖고 있고, 아마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좋지 않은 결과를 방금 하나 읽었지만 좋은 결과도 몇 배 많이 봤다"고 했다.

그는 "이 약은 말라리아와 루프스, 다른 질환에 큰 효과를 갖고 있다"며 "코로나19에도 그런지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우리는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립보건원과 버지니아 의대가 공동 지원한 전국 보훈병원 코로나19 환자 368명 가운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약한 환자의 사망률(27.8%)이 투약하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11.4%)의 두 배가 넘은 데 대해 "그 보고서에 관해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주 좋은 보고서도 있지만 아마 이게 좋지 않은 보고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릭 브라이트 미 보건부 바이오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 국장이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만병통치약'으로 홍보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의 사용을 제한하고, 제조업체 예산 지원에 반대한 데 보복 해임을 당했다"고 폭로했다.[트위터]

릭 브라이트 미 보건부 바이오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 국장이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만병통치약'으로 홍보한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의 사용을 제한하고, 제조업체 예산 지원에 반대한 데 보복 해임을 당했다"고 폭로했다.[트위터]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제조회사에 대한 예산지원 압력을 거부한 브라이트 국장을 해임한 데 대한 파문도 커지고 있다. 그는 보건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휘해왔다.

관련기사

애나 에슈 하원 보건 소위원장은 이날 CNN 방송에 "청문회를 열어 브라이트 박사와 에이자 보건장관, 캐들렉 차관보를 위원회의 소환해 증언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한가운데 최고 전문가를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최고 핵심 보직에서 해임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미국민이 브라이트 박사의 얘기를 들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태가 왜, 누구로부터, 언제,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조사할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보건소위가 소속된 하원 에너지·상무위 프랭크 펄론 위원장은 이날 보건부 감찰관에 서한을 통해 브라이트 박사의 해임 및 국립보건원 전보 조치에 대해 조사하라고 공식 요청했다.

펄론 위원장은 서한에서 "팬데믹 와중에 브라이트 박사를 해임한 건 어떠한 경우에도 심각한 우려를 야기한다"며 "게다가 정치적 고려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그의 주장은 그런 우려를 고조시키고 완전히 해명할 책임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는 "보건부 감찰관은 인사 조치가 연방법규를 준수했는지 아니면 금지된 인사 관행이었는지, 결정한 사람은 누구며, 어떤 사유인지, 브라이트 박사가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해 한 조치와 관련됐는지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라고도 적었다.

브라이트 전 국장 변호인단도 이날 "연방정부 특별검사실(OSC)과 보건부 감찰관실에 치명적일 수 있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보복 인사를 한 데 대한 내부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