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당선인 제명해도 의원" 민주·시민당 내달15일 합당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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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시민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이다. 창당 당시부터 민주당과의 합당을 전제로 조직됐다. 민주당은 다음달 15일까지 시민당과의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더불어시민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이다. 창당 당시부터 민주당과의 합당을 전제로 조직됐다. 민주당은 다음달 15일까지 시민당과의 합당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합당 절차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21대 국회가 개원하는 5월 30일 이전 당 대 당 합당이 이뤄져 비례대표 당선인의 당적이 바뀌어도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권해석이 나오면서다. 소수정당 추천 몫으로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한 기본소득당·시대전환 출신의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을 제명해도 당선인 신분 유지가 가능하다는 게 선관위 판단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2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공직선거법 192조 3항에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를 ‘합당·해산·제명 외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비례대표 당선인 역시 현역 의원과 동일한 법 적용을 받는다”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합당 이후, 국회 개원 전에 제명 절차가 이뤄져도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 당선인의 자격이 상실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개원 전 합당·제명에 따라 당선인 신분이 박탈되는지 여부에 따라 5월 15일 합당과 30일 합당 두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했는데 선관위 해석에 따라 15일을 목표로 합당을 진행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이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합당하지 않고 별도 교섭단체를 두는지와 관계 없이 민주당은 예정대로, 또 원칙대로 합당을 진행한다”고 했다.

더불어시민당은 21대 총선에서 총 17명의 비례대표 당선인을 배출했다. 이 중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은 합당 후 제명을 통해 원 소속인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으로 돌아갈 예정이고 나머지 15명은 민주당 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한다. [연합뉴스]

더불어시민당은 21대 총선에서 총 17명의 비례대표 당선인을 배출했다. 이 중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은 합당 후 제명을 통해 원 소속인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으로 돌아갈 예정이고 나머지 15명은 민주당 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한다. [연합뉴스]

합당이 이뤄질 경우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 당선인 17명 중 용혜인·조정훈 당선인을 제외한 15명은 민주당 당적을 갖고 21대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중 8명은 시민사회 몫 추천으로 당선됐고, 나머지 7명은 민주당 공천을 거쳐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했다. 용 당선인은 “선거 이후 다시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변한 적 없는 원칙이고 기본소득당 당원들과의 약속”이라며 “용혜인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당이 국회의원을 배출한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에 남는 상황은 전혀 고려해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로써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 163석에 비례 의석 15석까지 총 178석의 집권 여당으로 21대 국회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내달 15일 당 최고위를 통해 합당을 의결할 예정이다.

선관위 유권해석 이후 민주당·더불어시민당은 합당 실무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더불어시민당의 경우 대의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고 조직 시스템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만큼 당 대회를 대신해 최고위 의결만으로 합당 실무 절차가 효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고위 의결에 이어 중앙위원회 결정과 당원 투표를 거쳐야 한다. 더불어시민당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필요한 요소들을 점검하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민주당과 소통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합당 시점이 사실상 다음달 15일로 정해진 가운데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 당선인이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5월 7일)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어려울 거란 관측이 다수다. 더불어시민당 비례 당선인들은 “합당을 전제로 한다면 우리도 원내대표 경선에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선거 참여를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이 정해놓은 절차가 있는데 원내대표 경선 때문에 합당 절차를 당기거나 경선 자체를 미루는 것은 잘 안 맞는 얘기”라고 말했다.

정진우·김홍범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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