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였던 바이든의 트럼프 공격 ... "중국 책임론? 처음엔 왜 믿었나"

중앙일보

입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속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던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열을 가다듬었다.

사실상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트럼프' 여론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AFP=연합뉴스]

사실상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반트럼프' 여론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AFP=연합뉴스]

악시오스, 더 힐 등 미 언론은 "바이든 선거캠프가 최근 '4C(the four C’s)'를 여론전 키워드로 잡았다"며 "이를 중심으로 선거운동의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C는 '중국 정부'(Chinese Government), '은폐'(Cover up), '혼돈'(Chaos), '기업 편애'(Corporate Favoritism)를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처에 크게 실패했음을 부각하고, 미국 시민들의 엄청난 고통에 그의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는 메시지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시작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했다"며 "초기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었지만, 혼란을 거듭하다 귀중한 시간을 낭비했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그 결과 "미국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최근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측은 코로나19 사태에 중국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국내 여론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트럼프의 초기 대처 실패에 더 초점을 맞췄다. "중국 상황이 심각했을 당시 트럼프는 '미국에선 전염병 확산이 없을 것'이란 말만 거듭했고, 심지어 중국 정부의 주장을 믿고 그 대응을 칭찬하기까지 했다"는 비판이다.

코로나19 팬더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최근 지지율이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더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최근 지지율이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전염병 대처를 잘한 국가로 한국을 언급했다. "동맹인 한국이 역량을 총동원해 대처하는 동안 트럼프는 중국 공산당의 주장을 믿었다"는 얘기다. 이런 잘못된 대처로 "경제는 위기에 처했고, 미국 시민들이 신음하고 있다"며 최악의 실업률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제 대통령'을 자처해온 트럼프를 향한 직격탄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3월 3일(슈퍼화요일) 미국 14개 주(州)에서 동시에 치러진 경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가 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위기관리에 가장 적합한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려 안간힘을 썼지만, 미 언론의 관심에서 밀려났다. 선거유세와 경선 일정이 줄줄이 밀린 탓이다.

하지만 미국 상황이 악화하고 실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트럼프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떨어지자 '반트럼프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22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5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4만7676명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