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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으로 본 '격리 사회'···제빵·퍼즐 껑충, 섹스팁 안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자가 격리되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이들이 늘면서 구글의 검색어 판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행된 영국 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홈트레이닝, 빵 만들기, 퍼즐 등이 인기 #'홈트' 관심 높아지며 케틀벨도 판매 호조 #'확찐자'처럼 '격리 15파운드' 신조어 등장 #파스타 기계 등 요리 관련 검색도 껑충 #'집콕족' 늘면서 이국적 풍경 퍼즐도 불티

구글 검색어의 경향을 알아볼 수 있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인들이 많이 찾아보게 된 키워드로는 빵 만들기, 홈 트레이닝, 케틀벨(운동용으로 드는 주전자처럼 생긴 기구), 직소 퍼즐 등이 있었다.

운동하는 법을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고 있는 미국의 한 강사. [AP=연합뉴스]

운동하는 법을 인터넷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고 있는 미국의 한 강사. [AP=연합뉴스]

반면 '섹스 팁(sex tips)' 등의 키워드 검색은 크게 늘지 않았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유튜브에서 베이킹 등 주요 인기 키워드의 하루 평균 조회 수를 분석한 결과(3월 15일 기준) 예년 다른 날보다 60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구글 검색어 트래픽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구글 검색어 트래픽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먼저, 신종 코로나 때문에 인기가 높아진 것은 온라인 피트니스 교실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녹색의 여신'으로 유명한 피트니스 전문가로, 이제는 80대가 된 다이아나 모란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운동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동작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자신과 나잇대가 비슷한 시니어들을 위한 홈트레이닝(홈트) 전도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홈트를 위한 케틀벨과 요가 매트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녹색의 여신'으로 불렸던 다이아나 모란. 현재 80대인 그는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전파하고 있다. [유튜브]

'녹색의 여신'으로 불렸던 다이아나 모란. 현재 80대인 그는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을 전파하고 있다. [유튜브]

온라인에 운동 동영상을 올려온 '바디 코치' 조 윅스 트레이너는 코로나로 가정에 머무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육 생방송 수업을 시작한 후 채널 구독자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첫 주 수업을 하는 동안 1500만명이나 되는 시청자가 합류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집에서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바디 코치 유튜브 동영상. [바디 코치 유튜브]

집에서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바디 코치 유튜브 동영상. [바디 코치 유튜브]

삼시 세끼 집에서…요리 관련 검색도 증가

지난 2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집중적으로 봉쇄됐던 기간 중국에서 상위 5개 요리 레시피 앱의 다운로드가 두 배로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영국에서는 밀가루 판매가 급증했다. 9일(현지시간) BBC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최근 밀가루 공장들이 2배로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24시간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 연구기관인 칸타르 컨설팅에 따르면 영국의 3월 한 달간 밀가루 판매량은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영국 고급 백화점인 존 루이스에서는 매년 이맘때의 일반적인 판매량에 비해 파스타 기계 판매가 5배나 늘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삼시 세끼를 꼬박 챙겨 먹다 보니 체중이 증가한다는 뜻의 '확찐자'처럼 일본에선 '코로나 살찜(후토리·太り)'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영미권에서는 최근 '격리 15파운드(Quarantine 15)'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격리된 가운데 느끼는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다 보니 체중이 15파운드(약 6.8㎏) 불어난다는 것이다. 대학 신입생이 잘 먹어서 15파운드가 찐다는 '프레시맨 15'라는 용어에서 따 왔다.

여행도 못 가는데 눈으로라도 즐겨야…풍경 퍼즐 인기 

신종 코로나에 집콕 족이 늘면서 직소 퍼즐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에 집콕 족이 늘면서 직소 퍼즐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맞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퍼즐도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인들이 직소 퍼즐에 빠지다'라는 기사에서 직소 퍼즐 구매 열풍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3월 24일 기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의 상위 10위 검색 목록에는 직소 퍼즐이 포함됐다. 원래는 순위권에서 한참 벗어나 있던 퍼즐이 때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미국 내 퍼즐 판매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보드게임 전문회사 라벤스부르거 최고경영자(CEO) 필립 프란케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이 회사의 미국 내 퍼즐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0% 급증했다.

프란케 CEO는 "이국적인 장소를 주제로 한 퍼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여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이런 경향은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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