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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글로벌은 '손소독제' 검색 폭발, 한국은 '마스크만' 검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세계 107개국에 확산된 코로나19의 감염자는 9일 현재 11만명을 넘어섰다. 사람들은 코로나19에 대한 어떤 정보를 궁금해하고 검색하고 있을까.
전 세계 검색시장 90%를 차지하는 구글은 지난달 26일부터 검색 추세를 보여주는 구글트렌드에 '코로나바이러스' 페이지를 열었다. 이중 검색 관심도(Search interest) 항목에선 마스크(face mask), 손 소독제(hand sanitizer), 손 씻기(hand washing)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검색량)을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검색 관심도는 0부터 100 사이의 지수로 표현된다.

'손 소독제' 관심이 '마스크' 4배 많은 미국 

3월 2일~3월 9일. 미국 내 마스크, 손소독제, 손씻기 키워드 구글 검색 변화. 구글트렌드

3월 2일~3월 9일. 미국 내 마스크, 손소독제, 손씻기 키워드 구글 검색 변화. 구글트렌드

미국에선 손 소독제에 대한 관심도가 마스크를 압도했다. 미국에서도 지난달 26일까진 마스크가 주요 관심사였다. 하지만 3월 2일을 기점으로 역전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손 소독제 및 손 관리를 강조하면서다. 손 소독제 검색은 급증했지만 마스크 관심도는 낮아지고 있다. 손 소독제 관심도는 지난 6일 최대치인 100을 기록했고 9일 현재까지 80 이상이다. 반면 마스크 관심도는 10~15를 오르내리는 수준이다. 지난 일주일간 손 소독제 검색 평균치는 64. 마스크 검색량은 16이었다. 세 키워드의 검색 점유비율을 보면 손 소독제가 79%, 마스크는 20%로 약 4배 차이가 났다.

글로벌 관심사도 '마스크'에서 '손 소독제'로 전환 

3월 2일~3월 9일. 전세계 마스크, 손소독제, 손씻기 키워드 구글 검색 변화. 구글트렌드

3월 2일~3월 9일. 전세계 마스크, 손소독제, 손씻기 키워드 구글 검색 변화. 구글트렌드

전 세계적으로도 마스크보다 손 소독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지난달 중순까지는 마스크 관심도가 손 소독제 보다 2배가량 높았다. 특히 2월 26일엔 마스크 40, 손 소독제 9를 기록해 4배 이상 났다. 하지만 이후 손 소독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3월 5일과 6일 손 소독제에 대한 전세계의 관심도는 100, 99인 반면 마스크는 26, 25에 그쳤다. 최근 7일간 평균치는 손 소독제 관심도 55, 마스크 17, 손 씻기 3이다.

코로나 19 발생 국가별 검색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 19 발생 국가별 검색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은 여전히 '마스크' 검색 폭발

반면 한국은 유난히 마스크에 대한 검색 빈도 및 관심 수준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월 9일~3월 9일. 한국 내 마스크, 손소독제, 손씻기 키워드 구글 검색 변화. 구글트렌드

2월 9일~3월 9일. 한국 내 마스크, 손소독제, 손씻기 키워드 구글 검색 변화. 구글트렌드

특히, 2월 18일을 기점으로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대구 지역 대규모 확진자가 확인된 직후다. 2월 22일 51을 넘어섰고 2월 24일엔 87에 도달했다, 이후 70~80선으로 높은 관심도를 유지하다 정부가 '마스크 5부제' 시행을 밝힌 5일 최대치인 100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마스크에 대한 관심도 평균치는 48, 손 세정제는 1에 불과했다.

네이버데이터랩의 마스크, 손소독제(손세정제), 손씻기 키워드 검색결과 변화

네이버데이터랩의 마스크, 손소독제(손세정제), 손씻기 키워드 검색결과 변화

국내 검색시장 1위 네이버의 트렌드 검색 결과도 비슷했다. 1월 말까지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의 검색 빈도가 유사했다. 그러나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로 격상한 1월 27일 이후 마스크 검색량은 1차 상승했다. 이후 2월 중순까지 국내 확진자가 30명 이내로 통제되자 마스크에 대한 관심은 줄었다. 하지만 18일 31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19일 대구 신천지예수교회에서 무더기 확진자가 나오며 다시 마스크 관심은 폭증했다. 특히 23일 정부가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 개학 연기를 발표하자 24일 마스크 검색은 최고치(100)를 기록했다. 최근까지도 마스크 검색량은 꾸준히 7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마스크는 생각하지 마' 효과

한국의 과도한 마스크 관심은 신종코로나 발생 초기 정부가 예방 대책으로 '마스크 착용'을 강조한 데다 중국발 마스크 매점매석으로 불안감이 증폭된 결과로 분석된다. 마트·약국 등에 늘어선 마스크 구매 행렬과 언론의 마스크 집중 보도, 정부가 내놓은 각종 마스크 대책(마스크 배급제와 수출 금지 등)도 역설적으로 마스크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계속 코끼리만 떠오르는 '프레임 효과'(미국 UC버클리대 조지 레이코프 교수)다.

대한약사회는 8일 대국민 성명을 통해" 마스크는 감염 예방을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이며 지나친 불안에서 비롯된 가수요는 현 상황의 극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마스크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줄여주길 요청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장(한림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등은 건강한 성인의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마스크를 맹신하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인 손 씻기에 소홀할 가능성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마스크 안 가기 운동'이나 '#마스크 양보하기' 등의 해시태그 캠페인이 등장했다. 마스크 불안을 극복하고 의료진이나 취약자 등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이들을 배려하자는 자발적 '마스크 양보' 운동이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중국, 러시아, 남미 등은 '마스크' 검색이 우위

북미, 유럽, 중동, 인도, 일본은 손소독제를 더 많이 검색하고 한국 및 러시아, 동유럽, 남미 지역은 마스크 검색이 더 많았다.

북미, 유럽, 중동, 인도, 일본은 손소독제를 더 많이 검색하고 한국 및 러시아, 동유럽, 남미 지역은 마스크 검색이 더 많았다.

구글트렌드는 지역별로 관심사에 차이가 있었다. 북미와 유럽, 인도, 오세아니아, 중동, 일본 등은 손소독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반면,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러시아 및 동유럽, 남미 지역에선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았다. 러시아의 구글 검색비율은 마스크가 70%, 손소독제가 20%였고 중국에서도 마스크 77%, 손소독제 19%의 검색 비율을 보였다. 브라질에도 63% 대 28%로 마스크 검색비율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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