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연루 신한금융투자 전 임원 구속…“증거인멸·도주 염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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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판매를 계속한 혐의를 받는 신한금융투자의 전 임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판매를 계속한 혐의를 받는 신한금융투자의 전 임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판매를 계속한 혐의를 받는 신한금융투자의 전 임원이 27일 구속됐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박원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라임 사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피의자를 구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11분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들어선 임 전 본부장은 ‘펀드 부실을 알고 팔았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심사를 마친 뒤 오후 1시 3분쯤 법원을 나온 뒤에도 ‘리드에서 돈 받은 사실 맞나’ ‘이러한 사태 전혀 예견 못 했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검찰에 따르면 임 전 본부장은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직접 투자를 하는 것처럼 속여 480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또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고, 그 대가로 리드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임 전 본부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구조를 설계할 때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가 구속됨으로써 검찰 수사는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작년 말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800억원 규모 횡령 혐의를 수사하면서 라임자산운용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번 수사를 시작한 바 있다. 그러나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 주요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 진척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26일 이 전 부사장의 도주를 도운 조력자 2명을 검거하고 이날 범인도피죄로 이들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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