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코로나 살균제, 유통기한 지난 '맹물'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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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중앙포토

지하철 9호선. 중앙포토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 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작업을 벌이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사실상 '맹물'과 다름 없는 살균소독제를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지하철 9호선 1구간(개화역∼염창역)의 청소·방역 작업을 맡은 시설물 관리업체 A사는 최근 유통기한이 지난 '닥터솔루션' 살균소독제를 사용했다. 이 제품의 유통기한은 24개월이지만 지하철 방역에는 2015년 5월 제조된 일부 제품이 쓰였다.

A사 측은 문화일보에 "닥터솔루션 품귀 현상이 만연해 물품 담당 직원이 창고에 있던 물건을 우선 사용했다"며 "2월 말에서 3월 10일쯤까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쓰던 닥터솔루션이 효과가 있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9호선 운영사인 민영업체 서울시메트로9호선(메트로9)은 A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메트로9 측 관계자는 "사용된 살균소독제 중 유통기한이 얼마나 지났는지 등 자세한 사안에 대해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고 문화일보는 전했다.

메트로9은 지난해 11월부터 A사에 역사·열차 청소 용역을 맡겼다. 계약 기간은 2년이었으며 금액은 57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그동안 개화역∼염창역 구간 10개 역사의 소독을 진행했고 김포공항역과 개화역에서는 전동차 내부 방역도 실시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 2월부터 집중적인 소독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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