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文정부, 천하 쥔듯 행동···편안한 임기 가능성 희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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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중앙포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중앙포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일 “이 순간 재임하고 있는 대통령도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편안하게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발간한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누군가 대통령이 되면 그 세력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승자독식의 정치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박근혜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또 되풀이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1월에는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의 요청으로 당 비대위 대표이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전 대표는 “지금 정부는 19대 대선결과를 완전히 잘못 읽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마치 천하를 손에 넣은 것처럼 판단하고 행동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4파전으로 치러진 1987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적은 41% 득표율로 당선된 점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선거결과에 너무 도취하거나 반대로 결과를 무시하면 그런 정치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재인은 수줍은 사람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2016년 총선 전 집으로 세 번 찾아와 당을 맡아 달라고 설득한 일화를 소개했다. 회고록에서 “밤중에 연달아 세 번이나 찾아왔는데 혼자 오는 법이 없었다”며 “배석자가 주로 이야기하고 문재인은 거의 말을 하지 않다가 ‘도와주십시오’라는 말만 거듭했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 실무자들이 총선 패배를 예상하고 자기 몰래 부인인 김미경 교수를 찾아가 선거 이후 발표할 ‘정계 은퇴’ 선언문을 준비했다며 “참 엉뚱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2016년 총선 당시 김 전 대표가 비례대표 2번에 오르자 친문 지지층은 ‘셀프 공천’이라고 비난했던 것에 대해 그는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에게 비례대표를 직접 제의했던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밤늦게 우리 집까지 찾아와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해달라’ 부탁했던 사람, 선거 승리만을 위해 민주당에 가지는 않겠다고 하니까 ‘비례대표를 하시면서 당을 계속 맡아달라’고 이야기했던 사람이 그런 일이 발생하자 “전후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나 몰라라 입을 닫은 채 은근히 그 사태를 즐기는 태도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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