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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통근족 1300명에 벌벌…충북도 “확산 우려 당분간 오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퇴근하는 직원들을 기다리는 버스가 청사 앞에 줄줄이 서있다. [중앙포토]

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에서 퇴근하는 직원들을 기다리는 버스가 청사 앞에 줄줄이 서있다. [중앙포토]

이시종 충북지사가 충북 혁신도시를 오가는 수도권 ‘통근족’을 향해 출입 자제를 요청했다.

이시종 충북지사 "통근 버스 자제, 재택 근무" 건의 #충북혁신도시 직원 39.3% 수도권·세종서 출퇴근 #수도권 코로나19 소규모 감염 확산에 충북 비상

수도권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규모 집단 감염이 확산하자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충북 혁신도시에 오는 것을 막으려는 취지다.

이 지사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혁신도시 11개 공공기관장에게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조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어 “충북 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발표되면서 중국 우한 교민 임시생활시설 지정으로 홍역을 치른 진천·음성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하고 있다”며 “외지 통근 버스 운행을 당분간 자제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건의했다.

충북 진천 덕산읍과 음성 맹동면에 조성된 충북 혁신도시에는 2만70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등 11개 공공기관 직원 3468명 중 39.3%(1362명)가 서울과 경기도, 세종, 청주에서 통근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16일 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장들에게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원격(재택·스마트워크) 근무할 수 있도록 조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이시종 충북지사가 16일 충북혁신도시 공공기관장들에게 "외지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때까지 원격(재택·스마트워크) 근무할 수 있도록 조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통근 버스는 평일에 36~39대가 운행된다. 노선은 경기도 용인시와 성남시, 과천시 등 수도권이 30대, 세종시가 4대, 청주가 3대다. 충북도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직원 일부는 서울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전국 혁신도시 직원들의 외지 출퇴근 비율은 4.9%인데 비해 충북의 경우 40%에 달하고 매일 37개 노선, 39대의 출퇴근 버스가 운행하면서 주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며 “자택에서 원격근무가 어렵다면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혁신도시 주변에 임시 숙소를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북혁신도시에는 오피스텔 4개와 호텔 3곳, 모텔 3곳 등 1000여 객실이 있다. 임시 숙소로 활용 가능한 객실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김주회 충북혁신정책팀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통근 버스를 타고 혁신도시를 왔다 갔다 할 경우 혁신도시 청사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로 확산할 우려가 있어 재택근무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충북도는 이날 11개 공공기관장과 간담회를 열어 충북 혁신도시 통근 버스 운행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직원 A씨(26)는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달 22~23일 서울에서 ‘줌바댄스’ 수강생인 보건복지부 소속 직원 B씨(3월 3일 확진)와 동기 모임에 참석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충북혁신도시 온라인게시판에는 “아무리 방역을 잘해도 수도권 통근자들이 거주지에서 감염돼 출근하면 혁신도시가 코로나19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등의 글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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