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수준? 10배는 치명적"···가디언, 코로나 소문 팩트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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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이에 대한 정보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11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전 세계 113개국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 11만 7670명이 발생했고, 신종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도 4000명이 넘는다. '팬데믹 선언'을 미루고 있는 WHO의 입장과 별개로, 이미 신종 코로나는 세계적인 유행(팬데믹) 상태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소셜네트워크(SNS)상에는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불확실한 정보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퍼지고 있는 소문 6가지를 팩트체크했다.

1. "마스크 써 봤자 효과 없다"  

마스크를 쓴다고 신종 코로나를 100% 막을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다. 마스크를 써도 바이러스는 사람의 눈을 통해 들어올 수 있고, '에어로졸(연무제)'이라고 불리는 작은 가루가 마스크를 뚫고 들어와 감염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면 신종 코로나 감염의 주요 원인인 크기가 큰 오염 입자를 막을 수 있다. 마스크를 쓰면 최대 5배까지 감염 보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논문도 있다.

환자와 자주 접촉하는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끼는 게 좋다. 9일 오전 대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리며 보호구 착의실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환자와 자주 접촉하는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끼는 게 좋다. 9일 오전 대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리며 보호구 착의실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감염자와 접촉하는 일이 있다면 질병을 막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만약 신종 코로나 증상을 보이게 된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 환자를 돌보는 요양사나 가족 중에 환자가 있어 자주 마주치는 경우에도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끼는 게 좋다.

다만 길거리를 지나다니거나 버스를 탈 때 마스크를 끼는 건 전염 예방 효과가 거의 없으니 '마스크 사재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길거리나 버스에서 마스크를 쓰는 건 질병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0명으로 늘어난 11일 서울 구로구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길거리나 버스에서 마스크를 쓰는 건 질병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90명으로 늘어난 11일 서울 구로구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2. "신종 코로나가 점점 치명적으로 변하고 있다"

모든 바이러스는 변형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런 변형이 항상 사람에게 더 치명적인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서 철저히 바이러스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바이러스가 숙주 사이에 빠르게 퍼지고 자기 복제를 신속하게 해낸다면 바이러스로서는 가장 '성공적'일 것이다.

그로나 이 때 사람에게 얼마나 '치명적인가'는 바이러스의 생존에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숙주인 사람이 급속히 아프게 돼 너무 빨리 죽어 버리면 멀리 전파될 가능성은 더 낮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확진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에서 신종 코로나의 변형 형태 두 종류(L형과 S형)가 발견됐다. 그러나 이 두 종류 중 더 널리 확산된 바이러스인 L형이 덜 확산된 S형보다 더 사람에게 치명적이란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3. "신종 코로나보다 차라리 겨울 독감이 더 위험하다"

다수의 신종 코로나 감염자들은 자신들의 증상이 "가벼운 감기 기운"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그러나 치사율을 따져보면 신종 코로나는 "그냥 감기"보다는 훨씬 심각하다. WHO의 발표 등을 종합하면 대략 1%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의 사망률이 꽤 정확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신종 코로나는 독감보다 약 10배 정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1년간 29만명에서 65만명 정도가 신종 코로나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에서 한 아이가 독감 예방 주사를 맞고 있다. [뉴스1]

병원에서 한 아이가 독감 예방 주사를 맞고 있다. [뉴스1]

4. "신종 코로나는 나이 든 사람에게만 치명적이라서 젊은 사람은 안심해도 된다"

대부분의 젊고 기저 질환이 없는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 때문에 치명적인 상태가 되지 않을 거다. 하지만 이 질병이 독감보다 심각한 호흡기 증상을 유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노인과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신종 코로나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젊고 건강한 사람도 방심할 수는 없다. 충남 서산시 직원들이 26일 석림 4?6통 경로당 입구에 경로당 폐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서산시는 다음 달 10일까지 경로당 등 노인이용시설 395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노인과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신종 코로나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젊고 건강한 사람도 방심할 수는 없다. 충남 서산시 직원들이 26일 석림 4?6통 경로당 입구에 경로당 폐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서산시는 다음 달 10일까지 경로당 등 노인이용시설 395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5. "신종 코로나에 전염되려면 환자와 10분 정도 가까이 있어야 한다"

10분 넘게 코를 흘리거나 기침을 하는 등 증상을 호소하는 독감 환자와는 2m 정도 거리를 두라는 지침을 둔 병원이 많다. 그러나 드물게는 감염되는데 10분이란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10분 넘게 기침을 하는 독감 환자와는 거리를 두는 게 좋다. [pixabay]

10분 넘게 기침을 하는 독감 환자와는 거리를 두는 게 좋다. [pixabay]

6. "신종 코로나 백신이 몇 달 안에 개발될 거다"

실제로 미국, 중국 등을 포함한 해외 연구진 여러 팀이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에 나선 상태지만, 상업화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약국에서 이 약을 사게 되기까지는 빨라도 1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 중국 군사의학원연구소와 칭화대학의학원을 잇따라 방문해 신종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 중국 군사의학원연구소와 칭화대학의학원을 잇따라 방문해 신종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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