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낙관하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 이런저런 언급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정세균 총리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다행히 확진자 수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고, 병상과 생활지원센터도 확충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낙관하는 사람은 없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면서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현장 대응을 위해 대구에서 업무를 보던 정 총리는 서울 일정을 위해 이틀간 임시 상경했다. 정 총리는 "내일 국회가 끝나면 다시 대구에 가서 추가로 조치가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위기 극복을 함께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간 머무르면서 본 대구에선 공직자들과 시민들 모두 아주 질서있고 모범적으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었다. 대구의 품격을 봤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50일간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작은 문제가 큰 사태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소규모 집단 감염이 또 다른 큰 전파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방역에 더욱 최선을 다해야 한다. 목요일(12일)부터는 대구ㆍ경북 외 다른 지자체도 권역별로 방역 상황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신규 확진자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걸 언급했다. "2월 28일 916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8일 248명으로 추세적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며 "이 추세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현재의 추세를 계속 이어나가 신규 확진자 수를 더 줄이고 안정 단계에 들어간다면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의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상황을 무조건 낙관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직 낙관은 금물이다. 대구·경북을 비롯해서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소규모 집단 감염이 계속된다는 건 보다 큰 집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우리는 아직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추이로는 중심 지역인 대구·경북이 점차 안정화되는 변화가 나타나는 초기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지금 우리는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한다면 우리나라의 대응이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이자 세계적인 표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