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은행, 소나기 때 우산 돼달라…코로나 대출은 검사대상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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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국내 은행들에 "소나기가 쏟아질 때 튼튼한 우산"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은행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기업과 소상공인에게 7조원 넘는 신규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이에 화답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윤 원장은 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런 의견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 원장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SC제일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수출입은행, 수협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한국카카오은행 등 주요 은행의 행장들이 참석했다.

윤 원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관련 은행들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금감원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코로나19 관련 여신 취급에 대해 향후 검사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며 "금융회사들은 선의의 취급자에게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도록 현장에서 신속하게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윤 원장은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를 영세 자영업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피해 지원을 위한 상품개발 등을 지속 추진해달라"며 "금감원과 금융권이 함께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주변 상권 이용 등 지역사회 기여활동을 적극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러한 지원 상황 및 실적은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직접 챙겨달라"며 "은행권이 '소나기가 쏟아질 때 튼튼한 우산, 피할 곳을 제공해주는 든든한 은행'의 모습을 국민에게 각인시켜달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대규모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이에 화답했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기업 및 소상공인에게 신규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및 금리우대 등을 통해 약 5927억원을 지원했다"며 "향후 기존 지원액을 포함해 총 7조1000억원의 자금을 신규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취약계측 대상 예방 물품 지원, 아동센터 및 전통시장에 대한 방역 지원, 성금 기탁, 생필품 지원 등 약 101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신속하게 실시했다"며 "6개 은행(기업, 신한, 하나, 농협, 수협, 전북)이 실시하고 있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은행권이 적극 동참해 은행 소유 부동산에 대한 임대료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당국의 코로나19 관련 지원 당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2일엔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등 5대 금융지주 회장이 조찬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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