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았던 울산까지 무너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얘기다. 22일 오전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울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청정지역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
22일 질병관리본부와 울산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울산에서 A씨(27·여)가 코로나19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아 울산대병원 음압병동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대구교회 갔던 울산 여성 확진 판정 #1월20일 첫 확진 34일만에 17개 시·도 확산 #22일 오후 4시 기준, 확진자 433명에 달해 #지역사회 전파 확산세, 신속한 대처가 해법
대구에 사는 A씨는 울산시 울주군에 사는 부모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21일 KTX를 타고 울산에 왔다. 당시 코로나19 예방 활동을 하던 울주군보건소 직원들이 A씨의 체온을 확인한 뒤 미열이 발생하지 선별진료소 방문을 권유했다.
이후 1시간 뒤 울산 중구보건소를 찾은 A씨는 간이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곧바로 정밀검사를 받았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3시30분부터 4시간가량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는 A씨 가족(3명)과 당시 KTX울산역에서 체온을 측정했던 울주군 공무원을 자가 격리 조치하고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역학조사반을 긴급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43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공식적으로 2명이다. 하루 전인 21일 오후 4시 기준(204명)보다 229명이나 급증했고 22일 오전 9시 발표 때보다도 87명이나 늘었다.
추가 확진자 명단에는 대전과 세종·강원·울산에서도 각각 확진자가 포함됐다. 대전과 세종은 21일 오전까지 확진자가 1명도 없어 울산과 함께 ‘청정지역’을 유지했던 곳이다. 울산과 강원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코로나19 확진자는 발생 초기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을 발생했다. 지난 18일 대구에서 31번 확진자(61·여)가 나오기 전까지 30명의 확진자는 대부분 수도권 주민이었다. 하지만 31번 확진자가 예배에 참석한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신천지 교인과 대구 방문자를 중심으로 2차 전파자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시·도간 방어벽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난 20일 제주(해군 병사), 21일 경남(신천지 교인)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왔다. 21일에는 확진자가 없던 충남과 충북·부산에서도 확진자가 동시에 발생했다.
22일 새로 추가된 확진자 229명 가운데는 경북이 117명으로 가장 많고 대구 83명, 경기 6명, 강원 5명 등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도 하루 만에 100명이나 늘었다. 사망자가 2명이나 나온 청도 대남병원에서도 95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확산하는 상황”이라며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를 신속하게 발견, 격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춘천·청주·울산=신진호·박진호·최종권·백경서 기자 shin.jinho@joonag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