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에 멈춘 中공장···"올 스마트폰 판매 3000만대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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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업체인 폭스콘 중국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아이폰을 조립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대만 업체인 폭스콘 중국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아이폰을 조립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글로벌 ICT(정보통신) 업계에도 적잖은 타격을 가하고 있다. 당장 올해 스마트폰 판매가 약 3000만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에 공장을 둔 국내 기업들은 중국내 물류 시스템이 마비되다시피 해 부품 수급과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G 상용화도 신종 코로나 먹구름 덮쳐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2일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신종 코로나 변수로 기존 전망치보다 2%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업계는 올해 5G 통신 상용화가 본격화하면서 전년 대비 2~3% 늘어난 15억대가량의 스마트폰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SA는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약 3000만대(2%)가 덜 팔릴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이 같은 전망은 중국이 세계 스마트폰의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SA는 “중국은 세계 스마트폰 제조의 70%를 책임지고 있어 글로벌 스마트폰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검역과 여행제한으로 공장 운영이 지연되고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서 생산하는 애플ㆍ화웨이 타격 클 듯   

우선은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지난해 690만대의 5G 스마트폰을 판매했고,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1위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올해 3억대 이상을 팔겠다’면서 1위 등극을 공언했지만, 신종 코로나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크다. SA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만 스마트폰 판매가 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왼쪽)가 2014년 10월 중국 정저우에 있는 폭스콘 아이폰6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왼쪽)가 2014년 10월 중국 정저우에 있는 폭스콘 아이폰6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애플 역시 신종 코로나의 직접 영향권에 있다. 애플은 대만 폭스콘에서 아이폰을 납품받는데, 폭스콘은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우한을 비롯해 중국에 부품과 아이폰 조립공장을 두고 있다. 폭스콘은 현재 다음달 중순까지 우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의 회사 복귀도 연기한 상태다. 애플 역시 중국내 공식매장을 이달 9일까지 임시 폐쇄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신종 코로나가 생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 물류망 마비로 반도체ㆍ디스플레이도 어려움 

중국내 국내 기업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공장은 대부분 정상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의 시안(西安)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無錫) 공장 등 반도체 생산라인은 춘제 연휴에도 가동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쑤저우(蘇州)를 비롯한 모든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도 지방정부의 권고에 따라 9일까지 쉬기로 한 옌타이(煙台) 모듈 공장 외에는 모두 정상 가동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9일 준공식을 연 광저우 OLED 팹. [사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9일 준공식을 연 광저우 OLED 팹. [사진 LG디스플레이]

그러나 안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중국내 공장 가동중단과 엄청난 손실이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부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내 물류 시스템이 마비된 상태인데 이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제품을 만들어도 쌓아만 둔다면 결국 공장 가동중단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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