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1순위' 한승 전주지법원장 사의···후배 판사들 "황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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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57·사법연수원 17기) 전주지방법원장이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대법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대법관 후보로 오르내리던 인물이 사표를 제출하자 법조계에서는 “큰 인물이 이렇게 떠나게 돼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2019년 11월 13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지방법원 신청사에서 열린 신청사 설명회에서 한승 전주지방법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11월 13일 오전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지방법원 신청사에서 열린 신청사 설명회에서 한승 전주지방법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법원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신흥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8년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했다. 1991년 당시 서울민사지법에서 초임 판사로 법관 경력을 시작한 그는 2005년 이용훈 전 대법원장 취임 직후 처음으로 대법원장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의 요직을 거쳐 양승태 사법부 시절이던 2014년 법원행정처 사법행정실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8년 2월부터 전주지방법원장으로 부임했다.

줄곧 대법관 후보 1순위로 꼽히던 한 법원장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시작되자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법원 관계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수사를 받을 때 한 법원장이 굉장히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정치권과 일부 진보 성향 판사로부터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자라는 공격을 받은 한 법원장은 2018년 김 대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한 신임 대법관 후보자 명단에서 빠져 있었다. 일각에서는 양 대법원장 시절 행정처 근무 이력을 두고 반대가 있었을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법원 고위 관계자는 “한 법원장이 열심히 일했다는 것만으로 많은 오해를 받은 것 같다”며 “법원에 남아계셨어야 했다”고 했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많은 후배가 따랐던 선배 판사가 이렇게 그만두신다니 황망하다”며 “사표 소식을 듣고 아무 말도 묻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 법원장의 측근은 “한 법원장이 보도를 곤혹스러워한다”며“사직 이유는 개인적 사정일 뿐 다른 의미를 담는 것에 부담스러워한다”고 전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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