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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분간 상견례서 檢인사 얘기 없었다…추·윤 모두 '묵묵부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면담하는 동안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강광우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면담하는 동안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강광우 기자

검찰 고위직 인사 조처를 통한 검찰개혁을 예고한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7일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36분간의 첫 상견례를 진행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 모두 기자들의 인사 관련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검찰 인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상견례 후 검찰개혁에 대한 둘의 공감대가 있었다는 수준의 내용만 기자들에게 알렸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즉 이날 밤늦게나 8일쯤 다시 만나 검찰 인사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소만 지은 추미애...알 수 없는 무표정의 윤석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오후 4시부터 36분간 만났다. 법무부에서는 김오수 차관과 검찰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이성윤 검찰국장이 동석했고, 대검찰청에서는 강남일 차장이 함께했다. 이번 상견례는 추 장관이 지난 2일 임명된 후 5일 만이다. 이전엔 지난 2일 정부 신년 합동인사회와 3일 법무부 장관 취임식 등 두 번의 대면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2일엔 성사되지 않았고, 취임식엔 윤 총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3시께 외부 일정을 마친 뒤 법무부로 복귀했다. 기자들이 “윤 총장과 인사 관련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대검 수사 지휘부를 대폭 교체할 건인가” 등을 물었지만 옅은 미소만 지어 보일 뿐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오후 3시50분 법무부 건물에 들어섰다. 기자들이 “추 장관과 인사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대검 수사 지휘부가 대폭 교체될 것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물었지만 역시 묵묵부답이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상견례는 시작한 지 10분도 되지 않은 시점에 “곧 끝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다시 이야기가 시작됐다며 36분을 채우고 마쳤다.

윤 총장은 면담이 끝난 뒤 특유의 무표정을 한 채 장관실을 빠져나왔다. 추 장관의 배웅은 없었다. 기자들이 "대검 고위 간부 인사를 논의했나" "검찰 구성원들의 소신을 지켜준다는 말은 아직 유효 하나" 등의 질문을 했지만, 아무 말없이 차에 올라 법무부를 빠져나갔다.

법무부·대검 모두 "인사 논의 없었다"

법무부는 면담이 끝난 뒤 “이번 면담은 법무부 장관 취임에 따른 검찰총장의 통상적 예방이었고, 새해 인사를 비롯해 덕담과 환담이 있었다”며 검찰 인사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부는 또 “장관은 검찰개혁 입법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고, 검찰총장은 이에 적극 공감하며 장관 재임 중에 검찰개혁이 완수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검 관계자도 “애초에 인사 관련해서는 따로 이야기할 예정이라서 오늘은 인사와 관련된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며 “최대한 빨리 다시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내부는 법무부의 ‘윤석열 패싱’을 우려하며 술렁이고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사실 과거에는 검사장급 이상 인사 대상자가 몇 명 되지 않기 때문에 문건을 만들 필요도 없고 쪽지 하나면 서로 이해를 했었다”며 “이번에는 서로 신뢰가 없기 때문에 협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광우·박사라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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