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 공포에 비상...도로순찰 강화, 자동 염수분사기등 확대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14일 블랙 아이스로 인해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현장.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4일 블랙 아이스로 인해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상주~영천고속도로 현장. [연합뉴스]

 지난 6일 오전 6시 46분경 경남 합천군 대양면 인근 국도 33호선에서 승용차와 트럭 등 41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 겨울철 도로교통 안전강화대책 #결빙에 취약한 관리 구간 2배로 확대 #순찰 횟수 늘리고, 노면 온도도 파악 #자동 염수분사 장치 235개 추가 설치 #내비게이션에도 취약 구간 상시 안내 #"운전자 스스로 조심하는 것도 필수"

 경찰에 따르면 당시 대형 트럭이 먼저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고, 뒤따르던 승용차 등 32대가 연쇄 추돌했다. 또 20여 m 떨어진 곳에서도 승용차 7대가 잇따라 부딪히고, 다른 승용차 2대는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경찰은 운전자들이 밤새 도로에 살짝 언 얼음(블랙 아이스, Black Ice)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14일 새벽에는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블랙 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일어나 모두 7명이 숨지고, 47대의 차량이 파손됐다.

 이처럼 겨울철 블랙 아이스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가 빈발하자 정부가 비상대책을 내놓았다. 결빙 취약관리구간을 2배 확대하고, 자동 염수분사장치와 LED 결빙 주의 표지판을 대폭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매연과 먼지가 뒤섞여 도로 색깔과 구분이 어려운 블랙아이스. [중앙포토]

자동차 매연과 먼지가 뒤섞여 도로 색깔과 구분이 어려운 블랙아이스. [중앙포토]

 7일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이 공동으로 발표한 '겨울철 도로교통 안전 강화대책'에 따르면 우선 현재 193개인 결빙 취약 관리구간을 403개로 2배가량 늘린다. 상시로 응달이 지고 안개가 끼는 지점이나 고갯길, 교량 등이 주요 대상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결빙 취약시간(오후 11시~오전 7시)에 순찰 횟수를 4회에서 6회로 늘리고, 대기 온도뿐 아니라 노면 온도도 수시로 측정해 응급 제설 작업 등 비상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력과 제설창고·장비도 추가 확보키로 했다.

 오수영 국토부 도로운영과장은 "눈과 비, 안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기 온도뿐 아니라 노면 온도도 파악해 선제적으로 제설제 등을 뿌리는 방향으로 현장 운영 매뉴얼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자동 염수분사장치는 CCTV로 도로 상태를 파악해 원격으로 염수를 뿌리는 장비다. [뉴시스]

자동 염수분사장치는 CCTV로 도로 상태를 파악해 원격으로 염수를 뿌리는 장비다. [뉴시스]

 결빙 취약구간에 대한 안전시설도 확충된다. 도로의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동 염수분사시설을 2023년까지 235개를 늘린다. 자동염수분사 장치는 폐쇄회로 TV(CCTV)로 도로 사정을 파악해 원격으로 현장에 설치되어 있는 제설제를 분사하는 장비다.

 물이 빨리 빠지도록 해 얼음이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속도로와 국도 등 약 180㎞ 구간에는 '홈파기'도 할 계획이다. 급경사와 급커브 구간이 대상이다.

 이와 함께 운전자들이 새벽에도 결빙 취약 관리구간을 파악할 수 있도록 LED 조명이 달린 '결빙 주의 표지판'도 4900개가량을 설치한다. 또 차량 내비게이션과도 연계해 주의 구간을 상시 안내토록 할 방침이다.

LED 조명을 설치한 결빙주의 표지판. [사진 국토교통부]

LED 조명을 설치한 결빙주의 표지판. [사진 국토교통부]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도로 안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 못지않게 운전자들이 결빙 취약시간대에 조심하고 서행하는 안전운행 수칙 준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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