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연초부터 다양한 외교채널을 가동하며 대북정책 공조에 들어갔다.
교도통신 "정의용·오브라이언·기타무라도 회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언급하며 도발을 예고한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협상 궤도 이탈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김건 외교부 차관보가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카운터파트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와 회동한다. 전날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차관보는 “연초부터 한·미 간 전략적 소통을 열심히 하겠다”며 “카운터파트를 만나 인사하고 양자 관계 전반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한 김 차관보가 처음으로 스틸웰 차관보와 만나는 자리여서 상견례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두루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차관보 면담에서 최근 인상폭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는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6차 회의는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 차관보는 이밖에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미국 내 주요 싱크탱크의 인사들과도 잇따라 면담한 뒤 5일께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외교차관보 면담을 시작으로 이달 안에 외교장관 회담과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추진하고 있다. 김 차관보는 “연초에 고위급 협의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순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선 “아직 협의 중인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해 9월말 뉴욕 유엔총회 기간 때 한·미 정상회담에 함께 배석한 게 가장 최근 만남이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개최지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거론되는 가운데 이 자리에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함께해 한·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잇따라 열릴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 외교수장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이는 북한 도발 등에 대비해 한·미·일 3국간 긴밀한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외교당국 뿐만 아니라 한ㆍ미ㆍ일 3국 간에 안보 담당 고위급 인사가 회동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3일 일본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이르면 이달 8일 미국 워싱턴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추진중이라는 것이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르면 다음 주 중 방미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부장관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비건 부장관이 지난달 중순 방한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만나는 것이다. 비핵화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나가기 위한 한·미간 공조 방안을 긴급하게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