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ㆍ이도훈ㆍ김건...연초부터 외교수뇌부 연쇄 방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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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연초부터 다양한 외교채널을 가동하며 대북정책 공조에 들어갔다.

교도통신 "정의용·오브라이언·기타무라도 회동"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6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확대 정상회담 전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해 6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확대 정상회담 전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언급하며 도발을 예고한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협상 궤도 이탈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김건 외교부 차관보가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카운터파트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와 회동한다. 전날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차관보는 “연초부터 한·미 간 전략적 소통을 열심히 하겠다”며 “카운터파트를 만나 인사하고 양자 관계 전반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한 김 차관보가 처음으로 스틸웰 차관보와 만나는 자리여서 상견례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두루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차관보 면담에서 최근 인상폭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는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6차 회의는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 차관보는 이밖에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미국 내 주요 싱크탱크의 인사들과도 잇따라 면담한 뒤 5일께 귀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외교차관보 면담을 시작으로 이달 안에 외교장관 회담과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추진하고 있다. 김 차관보는 “연초에 고위급 협의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중순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대해선 “아직 협의 중인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지난해 9월말 뉴욕 유엔총회 기간 때 한·미 정상회담에 함께 배석한 게 가장 최근 만남이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개최지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거론되는 가운데 이 자리에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함께해 한·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잇따라 열릴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 외교수장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이는 북한 도발 등에 대비해 한·미·일 3국간 긴밀한 공조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외교당국 뿐만 아니라  한ㆍ미ㆍ일 3국 간에 안보 담당 고위급 인사가 회동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3일 일본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이르면 이달 8일 미국 워싱턴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추진중이라는 것이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르면 다음 주 중 방미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부장관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비건 부장관이 지난달 중순 방한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만나는 것이다. 비핵화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나가기 위한 한·미간 공조 방안을 긴급하게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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