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지반 굴착 지하 3층까지만 허용”…땅꺼짐 대책 내놓은 고양시

중앙일보

입력

21일 오후 2시3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중앙로 옆(알미공원 인근) 공사 현장 인근 4차선 도로가 갑자기 침하했다. [뉴스1]

21일 오후 2시3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중앙로 옆(알미공원 인근) 공사 현장 인근 4차선 도로가 갑자기 침하했다. [뉴스1]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 관련해 고양시가 앞으로 이 일대에서 지하 3층까지만 굴착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23일 오후 고양시청 영상회의실에서 땅 꺼짐 사고의 원인·향후 계획 등에 관해 설명하면서 “해당 지역이 연약지반이라는 특수성과 지하수위 등을 고려해 앞으로 이 일대 지하 3층 아래 지하층의 터파기 공사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시장은 사고로 인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하면서 “더는 후진국형 인재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하 4층 이상의 공사는 특수공법이나 이중 차수 적용 등 안전한 지하층 공사를 위한 굴토 심의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공사 시에는 굴토 심의 민간 전문가 현장 입회하에 시행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2시30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1355번지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인근에서 왕복 4차로 도로와 인도 일부가 침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길이 20m, 폭 15m 구간 도로가 1m 깊이로 주저앉거나 노면에 균열이 생겼다. 또 인도 쪽 오수관이 침하하면서 부서지고, 가로수 3그루와 가로등 1개도 넘어졌다. 고양시는 지하 4층 터파기 공사 중 흙막이 벽인 슬러리 월(slurry wall) 이음 부위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지하수 토사가 유입된 것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고양시는 차단 밸브 설치 등 응급복구에 나섰고 현재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고양시는 추후 일산 신도시 조성 때 흙을 매립한 백석동 등 연약 지반에 대해 전체조사를 거쳐 재발 방치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