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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호 “2017년 7월 靑에 총영사 제안…불출마 조건 아냐”

중앙일보

입력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선 포기 조건으로 청와대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1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선 포기 조건으로 청와대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1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19일 “2017년 7월 초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함께 있는 술자리에서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 이야기를 나눴다”면서도 “경선 불출마 전제로 자리를 제안받은 적은 없다”고 명확히 했다. 이어 임 전 최고위원은 “2017년 대통령 선거 후 (나의) 최고위원 자리가 마무리되면 적정한 자리에 가야 되지 않겠냐는 말이 나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내가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임동호 19일 7시간 30분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 #“임종석·김경수·한병도와 총영사 자리 두고 이야기 나눠” #“총영사 어려울 수 있으니 공공기관 사장직 제안 받기도” #청와대 후보 매수 논란 사실로 드러나면 선거법 위반

임 전 최고위원은 7시간 30분간 고강도 조사를 받고 이날 오후 9시 30분 울산지검을 나서면서 이같이 말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 나온 검사에게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관련 조사를 받았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소환 조사다.

검찰 조사를 마친 임 전 최고위원은 취재진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 제안 이후 다른 자리에서 한 정무수석을 만났고, 이때 한 정무수석이 외교관(총영사) 자리보다는 공공기관이 있는데 그게 더 쉽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밝혔다.

(임 최고위원의 총영사 임명을 두고) 당·청 최고회의를 열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임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일 때 울산 현안에 대해 보고하는 자리였지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논의하는 회의가 아니었다”면서도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총영사) 자리에 대해 알아봤냐고 한 정무수석과 이야기를 나눴다. 적극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선 포기 조건으로 청와대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1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선 포기 조건으로 청와대로부터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19일 오후 울산시 남구 울산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임 전 최고위원은 검찰이 최근 압수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업무 수첩을 이날 처음으로 봤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오늘 수첩을 보여줬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나와의 관계를 많이 기록해 놨더라”며 “선거 전략으로 쓴 내용이 주를 이뤘고, 제가 맞다 아니다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적어놨냐”고 묻자 “임동호가 밉다. 뭐 그런 내용이다”고 답했다.

송 부시장의 업무 수첩에는 경선 불출마 대가로 당내 경쟁자들이 주요 직책을 맡을 것이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제3의 인물로 뛰었던 A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언론에 항만공사 사장을 할 것이라 소개됐고, 이번 송병기 업무 수첩에 내가 동서발전 사장으로 간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공직선거법상 금지하고 있는 ‘후보 매수’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57조5항에 “당내 경선에 있어 후보자가 되지 않게 하거나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이익 제공 등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울산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서 공기업 사장 자리 등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2월 20일 울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그해 4월 3일 송철호 후보를 단수 후보자로 확정했다. 당시 경선을 준비했던 임 전 최고위원과 심규명 변호사 등은 송철호 후보가 단수후보로 확정된 뒤 예비후보 자리에서 물러났다.

울산=이은지·백경서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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