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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인구 2065년엔 2688만명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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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성인 인구(19세 이상)가 203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계속 떨어져 2065년에는 2688만명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 공식 추계보다 25% 적다. 이유는 한 해 출생아동이 정부 예측보다 5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김우현 조세재정연 위원 분석 #저출산 심각, 2030년대부터 감소 #정부 추계보다 918만명이나 적어 #2065년 입원·외래의료비는 95조

김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제11회 한국의료패널 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미시 모의실험 모형을 이용한 의료 이용량 추정’을 발표했다.

35년 뒤 인구 추정해보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35년 뒤 인구 추정해보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김 위원은 미국·캐나다·스웨덴 등 선진국에서 재정 추계에 사용하는 미시 모의실험 모형과 2010~2017년 한국 의료패널 자료를 활용했다. 김 위원의 추계는 올 3월 통계청의 장래인구 특별 추계보다 훨씬 적다. 통계청은 올해 19세 이상 성인이 4323만명에서 2034년 4535만4688명으로 증가해 정점에 이른 뒤 2065년 3606만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 추계가 918만명 적다.

고령화가 진행하면 노인 인구가 일정 시점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저출산 때문에 결국에는 노인도 줄어든다. 일본이 그랬다. 김 위원의 이번 연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40년대 후반까지 1500만 명대로 상승하다가 이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은 “1955~63년생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이 마무리돼 가는 시점부터 고령층의 절대 규모의 증가가 다소 완화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통계청의 추계에서는 2067년 신생아가 연간 14만명으로 줄 것으로 나왔지만 내가 독자적 모형을 돌렸더니 5만~6만명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 예상보다 출생 아동 감소가 더 가팔라 이게 쌓여서 성인 인구 감소 폭 확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독자적 모형의 안정성이 다소 떨어질 수도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김 위원은 분석 단위를 개인·가구로 설정하고 연령과 성별, 대학 진학 여부, 배우자 유무, 경제활동 여부 등의 개인 정보를 미래 시점으로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의료 이용량을 추산했다.그동안 중장기 의료비 추계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주요 거시 경제 변수 예측치 등을 반영해 계산했다. 그 결과, 입원과 외래 방문 횟수는 2035~2040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다 그 이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일수(19세 이상)는 2031~2037년 연간 5600만 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줄기 시작해 2065년 3652만 일로 내려갔다. 약 35% 줄어든다. 65세 이상 노인만 따로 보면 2042년 3264만 일로 정점을 찍고 그 이후 감소한다. 김 위원은 다만 “전체 입원 일수 중에서 노인의 입원 일수는 여전히 60% 이상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래 진료 횟수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2034년까지 꾸준히 늘어 5억7090만 회로 정점을 찍고 2065년 3억7823만 회로 내려간다. 노인은 2047년 3억1487만 회까지 늘다가 점차 줄어 2064년 2억4093만 회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2065년 노인이 전체 외래 진료 횟수의 63.7%를 차지한다.

인구 감소에다 학력 수준 향상이 의료 이용량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2065년 성인의 입원 의료비는 18조5000억원, 외래 진료비는 76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김 위원은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흡연이나 음주를 하지 않으며 운동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늘리는 등의 행태 변화를 규명한 선행 연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노인이 요즘 노인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고 병원을 덜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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