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신용대출 31% 늘어나면서 저축은행 순이익 10%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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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뉴시스]

금융감독원 [뉴시스]

 3분기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순이익이 10% 넘게 늘어났다. 1년 전보다 30% 넘게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계신용대출 성장세의 영향이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1~3분기 저축은행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74조2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9월말(66조3000억원) 대비 11.9%(7조9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금은 57조3000억원에서 62조6000억원으로 9.2%(5조3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재무 및 연체율 현황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재무 및 연체율 현황 [금융감독원]

 대출은 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지난 9월말 가계대출잔액은 2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조9000억원) 대비 11.3%(2조6000억원) 증가했다. 그 중 신용대출은 10조6000억원에서 13조9000억원으로 무려 31.1%(3조3000억원)나 늘어났다.

 기업대출도 증가했다. 지난 9월말 기업대출 잔액은 3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조2000억원) 대비 7.2%(2조4000억원) 늘어났다. 기업대출 가운데엔 10.9%(2조2000억원) 증가한 법인대출(22조3000억원)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자산 규모가 늘면서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지난 9월말 저축은행의 총여신(대출) 연체율은 4.2%로 지난해 같은 기간(4.6%) 대비 0.4%포인트 내려갔다. 가계대출 연체율이 3.9%로 0.8%포인트 내려간 가운데,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은 6.5%에서 4.3%로 2.2%포인트나 떨어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소폭 상승했다. 9월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오른 4.6%를 기록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1년새 0.4%포인트 오른 4.8%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출채권 잔액이 증가하고 부실채권 매각 또는 상각 등에 따른 연체채권이 감소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손익은 크게 늘었다. 저축은행의 지난 9월말 누적 당기순이익은 93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98억원) 대비 10.3%(877억원) 증가했다. 대출이 늘면서 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2133억원)나 늘어난 3조3118억원을 기록하는 등 영업이익(1조1422억원) 증가세(12.5%)를 이끈 영향이 컸다.

저축은행 손익현황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손익현황 [금융감독원]

 자산과 순이익이 늘면서 자본적정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9월말 기준 저축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5.08%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4%) 대비 0.5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에 대해 8%, 자산 1조원 미만 저축은행에 대해 7%로 적용되는 규제비율을 두배 가까이 웃도는 수준이다. 순이익이 대폭 증가하면서 자기자본 증가율(12.4%)이 위험가중자산 증가율(6.7%) 보다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확대에 따른 잠재위험에 대비해 저축은행의 영업 및 건전성 현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특히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대출 및 취급액이 증가하고 있는 가계신용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및 사후관리 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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