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연도’인가, ‘년도’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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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 해를 마무리할 때다. 회사에서는 각종 결산을 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기와 학년을 마무리해야 하고 졸업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이 시기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연도’와 ‘년도’ 표기에 관한 것이다. ‘결산연도/결산년도’ ‘회계연도/회계년도’ ‘졸업 연도/졸업 년도’ ‘입학 연도/입학 년도’ 중 어떤 표현이 맞는지 헷갈린다는 사람이 많다.

‘연도’와 ‘년도’ 둘 중 하나가 틀린 표현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연도’와 ‘년도’는 표준국어대사전에 각각 올라 있는 단어로, 상황에 따라 골라 써야 한다.

‘년도’는 “이제 며칠 있으면 2020년도가 된다”에서와 같이 해(年)를 뜻하는 말 뒤에 쓰여 일정한 기간 단위로서의 그해를 나타낼 때 사용된다.

‘연도’는 사무나 회계 결산 등의 처리를 위해 편의상 구분한 일 년 동안의 기간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결산연도’가 있다. 경제 활동에 대한 계산을 마감하는 대상이 되는 연도를 결산연도라 한다. 보통 해당 연도의 1월 1일부터 12월 말일까지가 대상이 된다. ‘회계연도’ 역시 회계의 편의를 위해 보통 1개년을 기준으로 한 일정한 기간을 의미하므로 ‘년도’가 아닌 ‘연도’를 써야 한다.

‘졸업 연도’ ‘입학 연도’의 경우에도 일정한 1년간의 기간을 나타내므로 ‘년도’가 아닌 ‘연도’를 사용해야 한다.

‘2013년도 출생자’ ‘2020년도 예산안’ 등처럼 특정 해를 나타내는 말 다음에는 ‘년도’가 쓰이고, ‘발행 연도’ ‘제작 연도’ 등과 같이 숫자가 아닌 낱말과 결합할 경우 ‘연도’가 쓰인다고 생각하면 구분이 쉽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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