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집무실 찾은 황교안 “당 살리기에 힘 합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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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한국당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한국당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뉴스1]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당을 살리는 데 힘을 합하자”고 말했다. 이날 나 원내대표는 임기를 연장하지 않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약 5분간 나 원내대표와 대화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나 원내대표가) 고생이 많았다. 앞으로 당을 살리는 데 함께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며 “(나 원내대표는) ‘마무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최고위의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놓고는 계속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어제 최고위가 의결한 내용(연임 불가)은 유감스럽고 개탄스럽다”며 “연임이나 경선 결정은 의원총회에 권한이 있는데 너무나 황당하다”고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저도 나 원내대표의 국회 전략에 문제 제기를 많이 했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많아서 나 원내대표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권한 밖의 권한을 행사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제원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그 모습은 누가 봐도 (원내대표를) 해임하는 모습이었는데, 그건 맞지 않는다”며 “원내대표 임면 문제는 최고위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홍일표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원내대표의 선출과 임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오로지 의원총회에만 있다”며 “의원총회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위가 나서서 임기연장을 불허한 것은 권한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임기 연장에 대해 묻지 않겠다”며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지만, 오직 국민 행복과 대한민국의 발전, 당의 승리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년 한국당 원내대표로 보낸 시간은 뜨거운 열정과 끈끈한 동지애로 가득한 1년이었다. 눈물과 감동의 시간이었다”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독선에 맞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 온몸을 던진 위대한 저항의 역사였다. 의원님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춘다”면서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자유한국당의 승리를 위한 그 어떤 소명과 책무는 마다하지않겠다”고도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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