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필리버스터 철회" 최후통첩에…나경원 "여당 독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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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임현동 기자/20191203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임현동 기자/20191203

여야가 3일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 수용 여부를 놓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모든 필리버스터 철회”를, 자유한국당은 “5대 법안 필리버스터 보장”을 반복 주장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 본회의에 검찰개혁 법안이 자동부의된다”면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모든 개혁법안의 본회의 부의가 완료돼 이제 실행만 남았다”고 밝혔다. 검찰개혁법(공수처 설치·검경수사권 조정)은 민주당이 추진하고 한국당이 반대하는 최대 쟁점 중 하나다.

이 원내대표는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주장하면서 ‘선(先) 필리버스터 철회’ 조건을 달았다. “바른미래당의 제안대로 저는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철회 후 주요 민생법안에 대한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수용했다”면서 “아직도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를 움켜쥔 채 응답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 시한을 “오늘 저녁”으로 못박았다. “어린이 교통안전법, 유치원 3법, 데이터 3법 처리에 응하길 바란다”면서 “이것이 한국당에 건네는 마지막 제안”이라고 했다.

“한국당 때문에 해외 파병부대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도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느닷없는 발목잡기에 국방부와 해당부대가 망연자실에 빠졌다”면서“해외에서 목숨걸고 싸우는 장병들이 어떻게 필리버스터 대상이 되냐”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임현동 기자 20191203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임현동 기자 20191203

같은 시각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 의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회의장의 의회 독재상황”이라고 맞섰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20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마비사태에 놓여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솔직히 이 모든 난맥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가.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집착을 놓지 못하는 문 대통령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도 ‘민생법안 처리’ ‘원포인트 개의’를 강조했지만 민주당과 조건이 정반대였다. “여당은 5대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라”면서 “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는 무제한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은 국회법에 따라 앞서 지난달 27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결국 아무도 모르는 선거법이고, 위헌적 선거법”이라며 “20대 국회에서 나타난 이합집산형 다당제를 만들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필리버스터 올스톱에 이날은 국회 상임위까지 파행을 겪었다. 당초 열리기로 예정됐던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소위와 전체회의가 한국당 측 참석 거부로 모두 취소됐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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