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지금 민주당이 거짓말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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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정말 적반하장”이라며 국회 본회의 무산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권한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국회의장과 함께 국회를 봉쇄한 것”이라면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한테 물어보라. 지금 민주당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199개의 필리버스터 신청’에 대해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을 만났을 때,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모두 철회할 테니 5건만 필리버스터 할 권한을 달라. 그리고 모든 법안을 처리하자’고 요구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옆에서 들었고, 오 원내대표가 그런 식의 방법도 좋겠다는 취지의 동의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99개 안건’에 대해선 “신청과 실행은 다른 것”이라며 “5건만 인정해주면 다 철회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를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인데 이런 의회 독재가 어디 있나. 우리한테 핑계를 대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199개 법안에 대해 모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한국당의 행위는 상식 이하이자 몰지각하고 후안무치한 행위라며 비판 공세를 높이고 있다.

이 원내대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향에 합의하면 협상 가능’ 조건에 대해서는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에 다당제를 만들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다당제의 모습이 바람직한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한마디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우리가 찍은 표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것”이라며 “저는 앞으로 정치 발전에 있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결국은 더 강력한 대통령의 권한만을 위한 것”이라며 “그래서 저희 당이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4+1 공조 체제로 한국당을 계속 배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회가 의회의 기능을 못하게 여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나. 정말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오는 10일로 끝나는 원내대표 임기와 관련해선 “(재신임에 대한) 개인 의지와 상관없고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금명 간에 당내 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나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의원 임기 만료까지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선 국회 본회의 무산된 책임을 사실상 자유한국당에 돌린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어제 또 한바탕 야당 탓, 야당 욕하기를 했다. 아이들을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며 “대통령이 지금 누굴 나무라고 손가락질할 형편이 되나”라고 힐난했다. 또 “갈등을 풀어야 할 대통령이 갈등을 부추긴다. 야당을 설득해야 할 대통령이 야당 공격에 앞장선다. 그러면서 한가롭게 휴가를 보냈다고 한다”며 “이런 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국정에 국민들은 무엇을 기대하겠나”라고 물었다.

그는 “(우리 당은) 국회법대로 본회의를 열고 민식이법 처리하고 필리버스터 해달라고 했다. 이것이 의회 쿠데타인가”라며 “지금 대한민국 의회는 민주당과 국회의장의 의회독재 상황이다. 이 모든 난맥의 원인제공자가 누구냐.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집착을 놓지 못하는 문 대통령 본인이다”라고 비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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