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프 가전제품 등장, 1인가구 증가가 생활용품 지형도 바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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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이 출시한 전자레인지 전용 클리너. [사진 애경산업]

애경산업이 출시한 전자레인지 전용 클리너. [사진 애경산업]

#. 혼자 사는 직장인 김진호(32)씨는 전자레인지 전용 클리너 제품을 사용한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기보다는 외식이나 배달음식, HMR(가정간편식)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면서 전자레인지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을 즐겨 먹는데, 전자레인지 사용이 늘면서 내부 세척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며 “전자레인지용 스팀 클리너를 사용해보니 위생에 대한 걱정이 줄었다”고 말했다.

한 소비자가 전용 클리너를 사용해 전자레인지 내부를 닦고 있는 모습. [사진 애경산업]

한 소비자가 전용 클리너를 사용해 전자레인지 내부를 닦고 있는 모습. [사진 애경산업]

LG전자의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 [사진 LG전자]

LG전자의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 [사진 LG전자]

#. 지난봄 가정을 꾸린 주부 최진아(30)씨는 필수 혼수품으로 의류 관리기를 꼽았다. 최씨는 “미세먼지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가정 내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의류 관리기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0만원이 넘는 고가 가전제품이지만 의류 관리기를 사용하면서 세탁소 이용도 줄이고, 빨래와 같은 가사 노동에 대한 수고도 줄일 수 있어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 증가와 뉴라이프 가전제품 출시와 맞물려 생활용품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사회·환경 변화에 맞춰 생활용품 업계는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584만 가구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며 전체 가구에서 가장 큰 비중(30%)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나 홀로 가구가 늘면서 요리를 직접 해 먹기보다는 외식이나 배달음식, 가정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가정용 주방 세제 사용 빈도도 감소했다.

이에 반해 식당이나 음식 배달 업체 등의 업소용 주방 세제 사용량은 느는 추세다. 애경산업의 식자재용 주방 세제 브랜드 ‘부라보’의 매출은 2016년 19.7%, 2017년 19.0%, 2018년 9.0%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요리 대신 음식을 데우거나 가정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전자레인지 전용 클리너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애경의 1분 스팀 클리너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5.1%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건조기, 에어 드레서ㆍ스타일러로 통칭하는 의류관리기, 식기 세척기와 같은 뉴라이프 가전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새로운 생활용품 등장도 가속하고 있다.

건조기용 드라이 시트 제품. [애경산업]

건조기용 드라이 시트 제품. [애경산업]

지난해 150만대, 올해 200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건조기는 가장 인기를 끄는 뉴라이프 가전제품이다. 건조기의 가정 보급이 증가하면서 건조기 전용 섬유유연제 판매도 급증했다. 의류관리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면서 전용 아로마 시트 제품도 속속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와 맞물려 가사 노동을 줄이려는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넬리’, ‘에코버’와 같은 식기세척기 전용 세제도 등장했다.

입구가 좁고 깊은 탓에 세척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의 고민이 깊어면서 손이 닿지 않는 틈새에 뿌려 사용하는 거품 스프레이형 주방세제(애경산업)가 출시됐다. [사진 애경산업]

입구가 좁고 깊은 탓에 세척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의 고민이 깊어면서 손이 닿지 않는 틈새에 뿌려 사용하는 거품 스프레이형 주방세제(애경산업)가 출시됐다. [사진 애경산업]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텀블러 전용 주방 세제도 나왔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개인 텀블러 이용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텀블러 사용은 늘고 있지만, 입구가 좁고 깊은 탓에 세척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손이 닿지 않는 틈새에 뿌려 사용하는 거품 스프레이형 주방 세제(애경산업)나 발포형 세정제(LG생활건강)가 출시됐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사회·환경 변화로 인해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에도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숨은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돕는 제품 출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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