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올해 다 못 쓰고 내년으로 넘긴 예산 1조3317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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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청사. [중앙포토]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청사. [중앙포토]

서울시가 예산 1조 3000억여원을 올해 다 쓰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시의회 ‘2020년도 서울시 예산안 분석보고’에 따르면 서울시가 내년으로 넘긴 사업은 총 201개로 이월 예산은 1조3317억원이다.

지난해에서 올해로 이월된 사업은 211개로 예산은 5589억원이다. 올해에는 이보다 이월 예산이 7728억원 증가했다.

이월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장기미집행 공원 보상이다. 7595억원으로 57%를 차지한다. 내년 7월부터 도시공원 일몰제가 적용되면 공원부지에서 해제되는 사유지가 생긴다. 이를 서울시에서 매입해 공원으로 보전하거나 공원용지에서 풀어야 한다.

서울에 있는 공원 면적은 총 114.9㎢다. 일몰제 적용 대상은 91.7㎢이며 이중 사유지는 40.55㎢다. 매입하는 데 총 16조5695억원이 필요하다.

다른 이월 사업 예산으로는 진관 제2공영차고지 건설 72억원, 자양동 행복2주택 주차장부지 매입33억원, 길음동 문화복합미디어센터 건립 32억원, 서서울미술관 건립 13억원 등이 있다.

시의회는 서울시가 내년 예산을 중점적으로 편성한 7대 분야 분석의견을 제시했다. 7대 주력 분야는 ▶신혼부부 등 주거지원 확대 ▶완전돌봄 ▶청년지원 ▶경제활성화 ▶좋은일자리 창출 ▶대기질 개선 ▶생활 SOC확충이다. 모두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힘주어 강조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미세먼지 등 대기질 개선 사업에는 서울시가 총 8111억원을 편성했다. 보고서는 “사업 규모가 방대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가 지연됨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예산을 편성했다. 예산 규모의 적정성점검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 사업에는 전년대비 404억이 증가한 729억원을 편성했다. 시의회는 서울시가 사업에 추경예산 포함해 574억 편성했으나 9월까지 집행률이 0.23%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세부사업 수가 너무 많고 같은 사업을 서울교통공사에서 추진하고 있어 서울시가 모니터링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에는 전년 대비 3226억원이 증가한 6886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또 청년지원에는 4977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며 이중 청년수당 예산은 904억원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주거 지원은 주거 환경과 교통 등 인프라 따라 사업의 성과나 효과가 저조할 수 있다. 기본소득 성격을 띤 청년수당은 성과나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이들 사업에 대규모 예산이 편성된 것에 대한 적정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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