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트럼프, 무죄 입증할 정보 있으면 나와서 증언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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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달 2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식적인 탄핵 조사 개시를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달 24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공식적인 탄핵 조사 개시를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 조사 공개청문회가 2주차에 접어들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다면 정말로 보고 싶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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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하원의장은 17일(현지시간) 방송된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트럼프 대통령)가 정말로 원하면 의회와 대화하기 전에 모든 진실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회에 나와 무죄를 주장하라고 초청한 셈이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하며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은 리처드 닉슨이 한 일보다도 훨씬 나쁘다"며 "일정 시점에 닉슨은 계속 이럴 수는 없음을 인정할 만큼 나라에 마음을 썼다"고 말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1974년 하원이 탄핵조사를 개시한 뒤 전체 표결을 하기 전 사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탄핵조사 대상이 된 자신의 행위를 사실상 인정하고 사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지 않고 있음을 에둘러 비판한 말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펠로시 하원의장의 제안을 되풀이했다. 이날 슈머 원내대표는 AP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듣고 있는 것(증언)에 동의하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면 트윗을 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나와 선서를 하고 증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제정신이 아닌, 아무것도 안 하는 민주당이 탄핵을 판에 박힌 당파적 무기로 바꾸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매우 나쁜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공화당과 다른 이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외무장관 모두 압박이 없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의혹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과 커트 볼커 전 미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대표 등을 공개청문회에 불러 탄핵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20일에는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 대사와 데이비드 헤일 미 국무부 정무차관 등이 증언대에 설 것으로 관측된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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