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산부 과일바구니 90억···'총선의 해' 줄잇는 현금복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513조 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슈퍼 예산안'에 현금 복지 사업이 대폭 늘어났다고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주장했다. 2020년도 정부예산안 세부 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추 의원은 "총선용 현금살포"라고 했다.

내년 예산안 증가액 절반이 복지 #야당 “정치적 목적 가진 예산안”

10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10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추 의원에 따르면 내년 신설된 현금 복지 사업 중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시범사업’이란 게 있다. 90억6000만원 규모다. 4만5000명의 임산부에게 매월 2회씩 2만원어치(1인당 연간 48만원) 과일 등 농산물 꾸러미를 연간 지원한다. “미래세대의 건강을 위해 임산부 등에 친환경농산물을 우선 공급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 사업이 “임산부ㆍ산모 등에 친환경농산물을 우선 공급하여 평생 건강한 삶을 추구한다”라고도 했다.

또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겠다며 743억4900만원 예산을 편성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활성화를 위해 발행해온 것인데, 국비를 투입하겠다는 거다.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지 않는 지자체와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지역밀착형 방송 광고 활성화 기반 구축’에는 예산 16억4000만원을 편성했는데, 소상공인이 선택한 항목에 대해 최대 900만원 한도 내에서 전체 광고 제작 및 송출비의 90%를 지원한다.

2020년도 정부 예산안에 신설된 주요 현금 지원 사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20년도 정부 예산안에 신설된 주요 현금 지원 사업.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 밖에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 명목으로 2802억 4200만원을 신규 편성했고, 지역 예비창업자들에게 지역 기반 사업 자금을 주겠다며 51억원을 편성했다. 또 저신용ㆍ저소득 청년대학생에게 저금리 보증부 대출 예산 150억원, 대학 강사의 강좌개설 지원 명목으로 49억1200만원 예산을 신설했다. 사립대학 시간강사에 대해서도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을 지원하기 위해 429억원을 편성했고, 어업인에겐 건강보험료 및 연금보험료를 지원하겠다며 116억3800만원을 편성했다.

기존에 있던 현금 복지 사업도 예산이 증가했다. 저소득층 장학사업은 올해 44억200만원에서 내년 1263억4400만원으로 28배 늘었다. 사립대 강사 임금 지원(150억→420억), 예술인 융자 지원(85억→190억원) 등도 있다.

 현재 국회가 심사 중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헌정 이래 처음 500조원을 돌파한 513조5000억원 규모다. 전년 대비 43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이중 보건과 고용을 포함한 복지 예산 증가분(20조6000억원)은 46.9%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확장 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추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전방위적 현금복지 사업을 대폭 늘린다면 정치적 목적을 가진 예산안 편성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