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헬기 본 독도경비대 "고도 못 올리고 바다쪽으로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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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중앙119구조본부에 구급차가 들어가고 있다. 전날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했다. [연합뉴스]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 있는 중앙119구조본부에 구급차가 들어가고 있다. 전날 독도 인근 해상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가 추락했다. [연합뉴스]

"헬기가 이륙 후 이상하게 고도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독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 사고를 목격한 신정범 독도경비대장은 1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보통은 환자를 실은 헬기는 이륙 후 남쪽 즉 육지 방향으로 날아가며 고도를 유지하거나, 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사고) 헬기는 비스듬하게 기울어지면서 바다 쪽으로 오히려 고도가 떨어지더라"고 했다.

독도경비대장, "군사적 문제나 불꽃 등 없었다" #홍게잡이 도중 손가락 절단된 어부 후송 중 사고

그는 "직접 눈으로 사고 상황을 모두 목격했다. (사고 당시) 군사적 문제는 없었고, 폭발음이나, 불꽃 같은 것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독도경비대 관계자는 "사고가 있던 당시 바람이 다소 불었지만, 헬기 운항에 이상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일 년에 두어 차례 응급환자를 실어 나르는 헬기인데, 기상 상황을 제대로 모른 채 운행하진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독도 [뉴시스]

독도 [뉴시스]

사고 헬기는 지난 31일 오후 11시 26분쯤 독도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독도경비대 측은 추락 지점이 독도에서 2㎞쯤 떨어진 해상이라고 했다. 사고 헬기는 독도에서 이륙 후 2분에서 3분 뒤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도에는 31명이 근무하는 독도경비대가 있고, 경비대원들의 막사 위에 헬기장이 있다.

1일 오전 8시 현재 독도경비대는 망원경 등을 이용해 독도 인근 해상의 사고 수습 상황을 지켜보며, 다양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고 헬기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이다. 헬기는 독도 인근 해상에서 홍게잡이용 통발을 끌어올리다가 손가락이 절단된 사고를 당한 주민을 후송하기 위해 독도를 찾았다. 헬기엔 소방대원 5명과 응급 환자 1명, 보호자 1명 등 7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사고 어선은 경북 울진군에서 출항했다.

포항=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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