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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추석, 날씨 탓에 9월 생산·소비 동반 감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국내 소비가 1년 9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전달인 8월 추석을 앞둔 영향으로 상승 폭이 워낙 높았던 기저효과에, 태풍과 환절기로 인해 의류와 음식료품 소비가 줄어든 여파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잠정 전(全) 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0.4% 감소한 108(계절조정)을 기록했다. 광공업 생산(2.0%)은 증가했지만, 도소매(-2.9%)와 금융·보험업(-1.8%) 등 서비스업 생산(-1.2%)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지난달 태풍과 장마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여행 등 야외활동이 줄어든 영향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광공업 중 통신·방송장비 생산의 감소 폭(-16.4%)이 컸는데, 이는 9월 국내 통신 업체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한 것이 반영됐다.

산업활동동향지수 증감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산업활동동향지수 증감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에 지난 5·6월에 2개월 연속 감소했던 전산업 생산은 7월 1.6% 증가에서 8월엔 증가 폭이 0.2%로 줄어들고 9월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산업 근간이 되는 제조업 관련 지표는 여전히 부진했다.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 아래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하는 제조업 생산능력은 지난해 같은 달 보다 2.2% 줄어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장기간 하락세다. 다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75.6%를 기록했다.

소비는 2017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가 모두 줄어 2.2%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승용차·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0.1% 감소했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도 2.3% 감소했다. 준내구재도 3.6% 줄었다. 그동안 경기를 지탱해왔던 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신호다.

통계청은 음식료품은 이른 추석으로 인한 8월 선구매에 따른 기저효과, 의복은 연이은 태풍과 낮은 일교차 등 날씨, 통신기기는 10월 아이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구매를 보류한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받았다고 풀이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항공기 등 운송장비 투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제조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늘어난 덕분에 전월보다 2.9% 증가했다. 건설기성이 2.7% 줄었지만, 김보경 통계청 산업 동향과장은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3조1000억원 규모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 수주 덕분에 크게 증가했는데, 앞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미래 경기를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상승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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