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디플레라고 단정하는 건 심해···한국경제 선방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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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13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현 경제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13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현 경제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13일 “'이미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는데, 단정적으로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건 위험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은 이날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한 춘추관 브리핑에서 “한국은행이 가장 최근에 예측한 내년도 물가는 1.3% 상승”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9월 물가 지표는 -0.4%이고 10월 물가도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지난해 9월과 10월이 2%대로 높았기 때문”이라며 “곧 사라질 9월 물가를 놓고 디플레이션에 미리 대응해야 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이라고 단정하는 건 매우 심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실력대로’라는 키워드를 들며 “한국 경제가 선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수석이 내세운 주요 근거는 이렇다.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중 D램의 경우 지난해 8.2달러 하던 것이 지난달 2.9달러까지 떨어졌다. 건설투자 성장 기여도도 올해 상반기 전년 동월 대비 0.8% 떨어졌다. 이는 국제적인 경기 사이클 때문으로 2018년 초에 세계 경제가 꺾인 뒤 2년 가까이 하방 추세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7개 국가 중에 올해 한국은 2.1% 경제성장률로 2.4%인 미국 다음이고, 내년엔 2.3%로 가장 높을 거라 전망된다.”

이 수석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지난 100일간 상황관리를 잘해 왔다”고 자평했다.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나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노동규제 등을 빠르게 풀어주는 등 생산에 차질 있을 정도의 피해 없이 관리했다”면서다.

이 수석은 “청와대의 관련 TF(태스크 포스)를 운영하면서 ‘한국은 오래가지 않는다’, ‘내부적으로 단합하지 못한다’는 일본 주요 인사의 발언을 여러 경로로 접했다”며 “지쳐서 정부가 나태해지는 일이 없도록, 수요ㆍ공급 기업과 대ㆍ중소 기업 간의 협업이 잘 이어지도록 관리해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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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석이 언론과의 만남을 자청한 것은 한국 경제 위기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청와대의 민생경제 드라이브를 간접적으로 전파하기 위한 의도도 보인다. 청와대는 이른바 ‘조국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청와대는 청와대의 할 일을 하겠다”며 최근 경제 관련 행보를 부쩍 강조해왔다. 이 수석도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는 올해 월평균 약 5회 정도였다. 횟수로 보나, 접촉면으로 보나 절대 작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기업이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큰 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노조가 탄력 근로제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노조원 개인과 단체로서의 노조가 다른 이해를 가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글이나 애플도 차를 만드는 시대 아니냐. 기존 자동차 기업이 미래를 자신할 수 없다는 것을 개인으로서의 노조원, 노조 지도자로서의 개인은 간파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다. 이 관계자는 “개별 회사가 해결할 수 없는 큰 도전에 대해 노사가 합심하지 않으면 회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며 “노동시간도 결국엔 어느 속도로 줄여나가느냐 하는 문제인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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