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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마는’과 ‘만은’의 구별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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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가을이 깊어 간다. 내일은 절기상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다. “아침엔 기온이 뚝 떨어지겠지마는 낮엔 볕이 강해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겠습니다.” 일교차가 커 건강관리에 유의하라는 예보도 이어진다.

이때 “기온이 뚝 떨어지겠지마는”으로 표기하는 게 바른지 궁금하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떨어지겠지만은’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떨어지겠지마는’으로 쓰는 게 바르다. ‘-마는’과 ‘만은’은 발음이 같아 헷갈리기 쉽다.

‘-마는’은 종결어미 ‘-다, -냐, -랴, -지’ 뒤에 붙어 앞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의문이나 그와 어긋나는 상황 등을 나타내는 보조사다. ‘-지, -다’와 결합해 확대된 연결어미 ‘-지마는, -다마는’을 만들기도 한다. ‘-마는’은 ‘-만’으로 줄일 수 있다. ‘-마는’의 준말이 ‘-만’이어서 ‘만은’과 더 혼동하기도 한다. ‘떨어지겠지마는’을 ‘떨어지겠지만’으로 쓸 수 있으나 ‘떨어지겠지만은’이라고 하는 건 잘못이다.

‘만은’은 보조사 ‘만’과 ‘은’이 중첩된 형태다. ‘만’은 명사 뒤에서 어느 것을 한정하거나 어미 ‘-지’ 뒤에서 무엇을 강조할 때 쓰인다. ‘은’도 강조의 뜻을 나타낸다. ‘만은’이 어미 ‘-지’ 뒤에 올 때는 대부분 부정어가 뒤따른다. “너만은 안 그럴 줄 알았어” “일이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다”처럼 사용한다.

‘-마는’과 ‘만은’을 쉽게 구별하려면 ‘-마는’으로 이어지는 문장을 ‘-다’로 끊은 뒤 ‘하지만’으로 연결해 보면 된다. “사고 싶다마는 돈이 없어”의 경우 “사고 싶다. 하지만 돈이 없어”가 되므로 제대로 쓰인 것이다. ‘만은’은 이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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