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인이 제출한 표창장 사진서 없어진 ‘파일 속성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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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이 30일 정부 과천종합청사에서 열린 법무.검찰 개혁위위원회 2기 발족식에 입장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국 법무장관이 30일 정부 과천종합청사에서 열린 법무.검찰 개혁위위원회 2기 발족식에 입장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가 검찰에 제출한 표창장 원본 사진 파일에 속성정보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파일 속성정보는 사진의 촬영일시 등이 있어 검찰 수사에서 중요한 증거로 쓰인다. 검찰은 속성정보가 인위적으로 삭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파일 생성일자, 포렌식으로도 확인불가

정 교수가 동양대 표창장 원본을 찍은 사진 파일을 제출한 건 지난 8일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 사진 파일을 확보한 후 즉각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했다고 한다. 포렌식을 통해 사진이 촬영된 날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사진이 최근에 촬영된 것이라면 표창장 원본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 검찰은 정 교수가 조 장관 딸(28)이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등을 준비하던 2013년에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정 교수가 동양대 사무실에서 사용한 컴퓨터에서 동양대 총장 직인 그림 파일과 딸 표창장 내용이 담긴 한글 파일, 표창장 완성분 등을 확보했다. 표창장에는 2012년 9월 7일 발급됐다고 쓰여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자녀 입시에 활용하기 위해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본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조국 딸의 동양대학교 표창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조국 딸의 동양대학교 표창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정 교수가 검찰에 제출한 표창장 사진의 촬영 일자가 포렌식을 통해 나왔다면 사무실 컴퓨터에서 발견한 표창장 완성본 파일의 생성 일자와도 비교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는 끝내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전문가 "인위적 삭제 가능성 커" 

파일의 속성정보가 우연히 사라졌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인 강구민 성균관대 과학수사학과 교수는 “파일이 생성된 지 오래되거나 여러 번 이동을 거치더라도 속성정보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검찰 포렌식을 통해서도 속성정보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전문가가 인위적으로 삭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표창장 원본은 검찰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원본을 제출해달라는 검찰의 요구에 정 교수 측은 “원본을 찾을 수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당시 동양대에서 발급된 총장 표창장은 도장에 인주를 묻혀 직접 찍는 형식이었던 만큼 원본은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를 밝힐 핵심 물증으로 꼽힌다. 다만 검찰은 원본이 없어도 지금까지 확보한 진술과 물증만으로 혐의 입증이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정 교수 아들이 동양대에서 받은 복수의 수료증과 상장 모두 유사한 방식으로 위조했다고 의심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정 교수를 소환해 사진 파일의 속성정보가 사라진 경위 등에 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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