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낙연까지 현장 왜곡…점잖은 분이 왜 그렇게 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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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후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16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이학재 의원의 이마를 짚으며 몸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후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16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이학재 의원의 이마를 짚으며 몸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발언을 비판했다. “국무총리까지 현장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 그 점잖은 분이 왜 그렇게 됐나”라면서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이학재 의원의 단식농성장 옆에서 의원총회를 연 뒤 “이것은 조국 가족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권력형 문재인 게이트”라며 “이낙연 국무총리가 현장 상황까지 왜곡해서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그 점잖은 분이 그렇게까지 된 것은 이 정권이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지난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거론하면서 “여성만 두 분(정경심 교수와 딸) 있는 집에서 많은 남성들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 먹는 것은 아무리 봐도 과도했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압수수색 당시 조 장관 집에는 정 교수와 딸·아들, 정 교수가 부른 변호사 3명이 함께 있었다. 검찰 압수수색팀 중에도 여성 2명이 포함됐다. 검사 2명과 수사관 4명 중 검사와 수사관 1명씩은 여성이었다. 또 압수수색 시간에 대해 검찰은 변호사 3명이 현장에 도착한 뒤 집행됐고, 조 장관 측이 압수 대상 범위를 두고 이의제기를 하면서 2차례 추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느라 지연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어 황 대표는 “오늘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한다. 누구에게 화를 낸 것이냐. 지금 이 정권에 분노하고 화를 낼 사람들은 국민들”이라며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들이 30일 이학재 의원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와 의원들이 30일 이학재 의원이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한편 30일로 단식 16일째를 맞은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날 당 지도부와 의원들에 의해 점검차 병원으로 이송됐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 뒤 “크게 이상없다. 괜찮다”며 거부하는 이 의원을 설득해 병원으로 데려갔다.

이송 전에 이 의원을 진단한 국회 의무실 관계자는 “열이 있어서 상태가 안 좋아질 수 있다.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놓았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단식을) 그만두시라는 게 아니라 열이 있으니까 일단 병원에 가자는 것”이라며 이 의원을 설득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의원의 이마를 짚으며 상태를 염려했고 나 원내대표는 “내일모레 국정감사다. 검사를 하고 국정감사를 제대로 해야하지 않느냐”며 거듭 요청했다. 의원총회차 모인 의원들도 일제히 이 의원을 잡고 일으켜 대기시켜 놓은 구급차에 태웠다.

황 대표는 “이학재 의원이 이렇게 단식을 오래 버티는 심정을 저도 알 것 같다. 본인이 말씀하시기는 ‘조국이 안 내려갔는데 내가 어떻게 내려가는가’ 들을 때 정말 가슴이 찢어졌다”며 “한국당이 똘똘 뭉쳐 나라를 망가뜨리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날 병원에 다녀와서도 일단 국정감사 전까지는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학재 의원이 굉장히 의지가 강하다. 내일까지는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셨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이기 때문에 하겠다고 했다”며 “빨리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학재 의원이) 혈당이 너무 낮아서 수액 처방만 받고 2~3시간 뒤에 다시 단식농성장으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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