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예산 7조원 요구 부산에 이인영 “7되 줄 테니 7가마니로 돌려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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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부산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와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부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부산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와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부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내년 부산 국비 예산 7조원 시대 열어주신다면, 당 지도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말씀 주신대로 7되를 드릴 테니 7가마니로 돌려주시라”(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이해찬 “동남권 신공항 적극 검토”

2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부산시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민주당 소속 박 의장이 전폭적 예산 지원을 요청하자 이 원내대표가 화답하며 주고받은 말이다.

부산·경남(PK)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동진(東進) 확장을 꿈꾸는 민주당이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다. 하지만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민심 이반의 경보음이 강하게 울려온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이날 부산시와 가진 예산협의회에 공들이는 모습을 보인 것도 PK 민심 다잡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은 회의장에 ‘부산은 되로 주면, 말로 갚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며 부산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회의장 내 현수막 문구를 거론하며 “예산을 확보하도록 당이 도와주시면 100배, 1000배로 돌려드리겠다”며 “팍팍 밀어주이소”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참석자들의 박수가 나왔다. 오 시장은 이어 “동남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관철돼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동남권 공항 필요성을 거론했다. 오 시장은 “부산의 미래와 한반도 평화 백년지대계를 위해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부산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오른쪽)와 오거돈 부산시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부산광역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대표(오른쪽)와 오거돈 부산시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당 대표는 공항 관련, “국무총리실로 이관돼 지난 8월 설명회도 개최한 것으로 안다”며 “당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해서도 “부산은 1차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아주 높았던 곳”이라며 “이런 점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굵직한 사업을 두루 열거하며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아세안 ICT(정보통신기술) 융합밸리구축 사업 ▷경부선 철로 지하화 ▷부산 신항-김해 고속도로 사업 ▷스마트 제조혁신센터 구축 ▷부산형 일자리 지역 확대 등이다.

이 원내대표는 “동남권 신공항을 통해 하늘길을 열고 세계를 여는 부산이 될 수 있도록 챙겨보겠다”며 “부산 민심을 저 역시 당과 함께 잘 받아들이고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내년 예산안에 부산시 국비 지원액은 올해보다 10.4% 증가한 6조6935억원”이라며 “증가치는 다른 시도와 비교하면 매우 우수한 수준이고, 앞으로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부산시가 목표하는 7조원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민주당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이번에 예산을 많이 확대했는데, 재정 건전성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거나 세수 확보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전혀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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