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조국 기소돼도 파면 안 할 듯한 불길한 예감" …野 대통령 결단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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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교안 대표. 김경록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교안 대표. 김경록 기자

검찰이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야권은 일제히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각종 혐의만으로도 조국 부부는 구속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조국이 도저히 물러설 의지가 없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실패한 인사를 국민 앞에 사죄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의를 마친 뒤엔 기자들과 만난 황 대표는 “(압수수색은) 검찰이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2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을 비판하는 일부 단체의 촛불 집회가 열린 것을 두고 “많은 숫자로 검찰의 수사 의지를 꺾으려고 한다면 이것은 정말 우려해서는 안 될 비민주적 작태”라며 “검찰이 공정하고 바르게 수사할 수 있도록 온 국민들이 성원해주시고 힘을 모아주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 사건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이 어떨까 상상하고 있다”며 “조 장관이 기소되더라도 끝까지 파면하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렇다면 이 정권은 그 순간 끝장과 막장으로 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장관의 임명에 동의했던 정의당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데스노트를 운운하더니 인제 와서 국민 분노가 무서워 송구한 척 연기하고 있다”며 “정의당은 (조국 사태의) 주요 공범이다. 공동정범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밥그릇 몇 개 챙기느라 자기들 당명을 부정하는 패착을 택하고 용서를 구걸하는데, 그런 모습을 하지 말고 국정조사, (조 장관) 해임건의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 그러면 용서가 될 것”이라도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운데)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 도중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운데)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 도중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론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결단해야 한다. 장관의 집을 검찰이 압수수색했는데 그 장관이 어떻게 검찰을 지휘한단 말인가”라며 해임을 촉구했다.

손 대표는 “조국 스스로 내려놓을 마음이 없을 것이다.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 나라를 나라답게 지키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생각해 달라”고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께서 품에 안으신 조국이란 시한폭탄이 째깍째깍 돌아간다. 시한폭탄이 터지면 분명히 다 박살 난다”고 경고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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