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 31만t 에틸렌 공장 증설..."원가경쟁력 높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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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설 공사를 끝내고 상업 생산에 돌입한 한화토탈의 충남 대산공장 에틸렌 생산시설. 증설 공사로 연간 에틸렌 31만t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사진 한화토탈]

증설 공사를 끝내고 상업 생산에 돌입한 한화토탈의 충남 대산공장 에틸렌 생산시설. 증설 공사로 연간 에틸렌 31만t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사진 한화토탈]

한화토탈은 충남 대산공장 에틸렌 생산시설 증설을 끝내고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고 17일 밝혔다. 한화토탈은 2017년 4월부터 2년간 5400억원을 증설 공사에 투자했다.

에틸렌 가격 t당 800달러로 하락 #"글로벌 경기 하락 등이 영향"

이번 증설 공사로 한화토탈은 연간 에틸렌 31만t과 프로필렌 13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플라스틱 용품을 만드는 중요 소재 중 하나인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린다. 증설 공사 완료에 따라 한화토탈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140만t으로 늘었다. 프로필렌은 매년 106만t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이번 증설은 기존 나프타 원료 기반의 분해시설을 확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프로판가스(LPG)를 원료로 사용해 경제성이 높은 가스 전용 분해시설을 통해 생산을 늘린 게 특징”며 “이번 증설에 따라 연 매출이 5900억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토탈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에틸렌 15만t, 프로필렌 4만t, 폴리프로필렌 40만t 등 관련 공장 증설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에틸렌 증산에 돌입했지만 한화토탈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화토탈뿐만이 아니라 롯데케미칼 등 화학업계는 세계적인 에틸렌 가격 하락에 시름이 커지고 있다. 에틸렌 가격은 지난 2014년 1t당 1418달러를 기록한 후 2015년(1098달러), 2016년(1093달러), 2017년(1196달러), 2018년(1250달러)으로 1000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월 에틸렌 1t당 가격은 1000달러가 무너진 934달러를 기록했다. 2월(1141달러)과 3월(1012달러)에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4월에는 99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달 에틸렌 1t당 가격은 800달러로 떨어졌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북미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 증산과 경기 침체로 에틸렌 판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증설로 원가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에틸렌 1t당 가격. 올해 초 1000달러 벽이 깨졌고 이달에는 800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자료 산업부]

에틸렌 1t당 가격. 올해 초 1000달러 벽이 깨졌고 이달에는 800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자료 산업부]

에틸렌 공급은 한동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250만t), 롯데케미칼(233만t), 여천NCC(195만t), 한화토탈(140만t) 등 국내 화학사는 매년 1000만t가량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에 에틸렌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량은 공장 완공 이후 연간 470만t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도 에틸렌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정유사 시노펙과 손잡고 중국 후베이성에 에틸렌 11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다. 이 공장은 2020년 무렵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23년 국내 기업의 에틸렌 생산량은 1330만t에 이를 전망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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