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日여행 상품판매 80% 급감…불매운동 여파 나타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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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4일 인천국제공항 일본행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1]

지난 8월 4일 인천국제공항 일본행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스1]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불거진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여행업계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내 1,2위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주요 여행사의 일본 여행 상품판매가 지난해 동기 대비 80%이상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이들 업체의 일본 여행상품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7%, 83% 급감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여행객의 35%를 차지했던 일본행 관광객 수가 올해는 11.7%로 줄었다. 모두투어도 지난해 32.5%에서 7.7%까지 떨어졌다. 일본여행객 하락세는 전반적인 해외여행상품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해외여행상품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0.5%, 29%씩 줄었다.

여름 휴가철인 8월에 해외여행상품 수요가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다.

여행업계는 항상 해외여행지 1,2위를 다투던 일본이 뒤처지는 상황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지진 등 자연재해로 비롯된 여행기피 현상이 아닌 양국 갈등으로 인한 불매운동인 만큼 단기간 내에 방일 관광객 수치가 회복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온라인 쇼핑 업체 위메프가 오는 7일부터 15일 사이 항공권 예약을 분석한 결과 추석 인기 여행지로 일본이 아닌 베트남 다낭과 태국 방콕 등 동남아시아 여행지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추석 연휴 기간에 일본 오사카·후쿠오카·도쿄 등이 상위권에 오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방일 관광객 감소는 항공사들의 노선 감축으로도 나타났다. 한국 항공사들은 지난달 21일부터 일본 노선 축소에 나섰고, 일본의 저비용항공사 피치 항공도 지난 30일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항공 노선의 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한일관계 악화 이후 일본항공사가 운행 중단을 결정한 것은 처음이었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은 지난 7월 초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하기로 결정하며 본격화됐다. 하지만 7월 일본 방문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여행업계는 불매 운동이 7월 중후반부터 본격화했고, 여행 예약 기간을 고려할 때 감소 수치는 8월 통계부터 나타날 것이라 전망했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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