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을 나누는 추석] 독서의 계절 성큼 … 화제의 신간 두 권 ‘강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독서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출판사 ㈜창비가 추석 연휴 기간 읽으면 좋을 신간 두 권을 추천했다. 교양과 품격을 전하는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창비

『두 얼굴의 법원: 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하다』(권석천 지음·1만8000원)

2012년 대법원에서 역사적인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2013년 일본 전범기업의 재상고가 접수된 뒤 2018년 확정판결이 나오기까지 사건이 5년간 대법원에 묶여 있는 사이 원고 9명 중 8명이 숨졌다. 베일이 벗겨진 순간 적나라한 내막이 드러났다. 법원행정처에서 판사들이 법관의 양심을 저버린 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건들을 만드는 사이 행정처 간부들과 청와대·정부 사이에는 은밀한 만남과 전화통화들이 이어졌다. 그 결과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돼 재판을 받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베테랑 기자 권석천이 쓴 이 책은 ‘사법농단’에 대한 최초의 심층 기록이다. 부당한 지시에 저항해 사표를 냄으로써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베일을 벗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탄희 전 판사와의 심층 인터뷰를 시작으로 오랜 법조기자 생활에서 만났던 다양한 취재원의 증언을 듣고, 법정에서의 재판을 취재하고, 방대한 관련 자료를 검토했다. 그 작업을 통해 최초 상황과 대법원의 자체 조사,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담을 수 있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지음·1만5000원)

저자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는 차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활동가이자, 통계학·사회복지학·법학을 넘나드는 통합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국내의 열악한 혐오·차별 문제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해온 연구자다. 그는 인간 심리에 대한 국내외의 최신 연구, 현장에서 기록한 생생한 사례, 꾸준히 진행해온 토론수업과 학술포럼에서의 다양한 논쟁을 버무려 우리 일상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들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차별과 혐오의 순간’을 날카롭게 포착해내는 이 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선량한 마음만으로 평등은 이뤄지지 않으며, 익숙한 질서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조직해가자고 제안한다.

중앙일보디자인=김재학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