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유승민·안철수 아우르기 전략 성공 땐 총선 과반 가능”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649호 08면

박형준 의장

박형준 의장

내년 4월 21대 총선을 8개월 앞두고 보수 통합에 시동이 걸렸다. 현재의 야권 분열 구도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위기감에서다. 중앙SUNDAY는 20일과 27일 ‘대한민국 위기 극복 대토론회’를 통해 기존 정당 밖에서 보수·중도 세력의 통합을 모색하는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난 15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박형준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 #정부 실정 반사이익만으론 못 이겨 #보수·중도 통합 후 인적 혁신 추진 #보수가 기운 큰 이유는 밀실 공천 #황, 영남 기득권 깨는 리더십 필요

보수·중도 통합에 나선 배경은.
“야권이 문재인 정부 실정이란 반사이익만으로 내년 총선에서 의미 있는 견제 세력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정치적 판단 때문이다.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과 충청권에서의 선거 패배가 눈앞에 있다. 다들 내년 총선이 중대 분수령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구체적인 총선 승리 방안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
선혁신에서 선통합으로 변경한 이유는.
“대선 패배 이후 2년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민에게 희망을 줄 만한 혁신이 부족했다. 총선이 8개월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두 보수·중도 정당의 내부 혁신 동력은 여전히 약하다. 이제 통합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인적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줄 수 있는 견제·대안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선거공학적 통합으로 비칠 수 있는데.
“그렇게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현재 정치 지형은 진보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더욱이 보수·중도 세력은 한쪽으로 몰려 있고 분열까지 돼 있다. 이런 때는 ‘아우르기 전략’을 통해 과감한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 역대 선거에서 확장을 추진한 세력은 승리했다. 1990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김종필 총재와 ‘3당 합당’을 한 것이나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DJP 연합’을 한 게 좋은 예다. 확장에 실패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대선에서 두 번이나 졌다.”
통합의 대상은.
“국가 경영의 기본적인 비전으로 볼 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세력까지는 한 정당 내에서 생산적 경쟁을 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황교안·유승민·안철수의 정치적 결단이 가능할까.
“세 분과 원희룡·오세훈·홍준표와 같은 리더들은 정치적 자본보다 부채가 많은 사람이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대선 홀로서기를 할 수 없다. 그러면 답은 나온다. 새로운 연합을 통해 경쟁의 장을 만든 뒤 다른 리더의 장점을 자기 지지로 끌어오는 정치가 필요하다. 총선에서 패배하면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도 분명히 있다. 그 날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총선 승리와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합리적으로 고민하면 의견이 모일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감정의 골이 깊다.
“탄핵이 정치적으로 옳았느냐는 논쟁은 전략적으로 유예해야 한다고 본다. 이 시점에서 또 논쟁을 한다면 (결과는) 차라리 논쟁을 안 하고 분열된 채 선거를 치르는 게 나을 것이다. 상당수의 보수·중도층이 영어의 몸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 있기 때문에 그런 공감 속에서 일단 총선을 치르고 나서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박 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일까.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보수 분열을 일으키는 방식의 정치적 행위는 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렇게 희망하고 있다.”
통합 과정에서 공천이 핵심 이슈일 텐데.
“제일 큰 장애 요인일 수 있다. 보수가 망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 세 번의 총선 공천에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보스 중심의 밀실 공천 말이다. 이번 통합 과정에서 ‘지분 나누기’는 정말 지양해야 한다. 한국당의 경우 영남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대의명분을 가지고 헤쳐 나가는 결단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게 국민이 원하는 보수 혁신의 모습이다. 황 대표가 역동적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됐고 그럴 때 총선 이후 대권 경쟁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통합을 구상 중인가.
“현실적으로 한국당 입당이나 당 대 당 통합은 어렵다고 본다. 당명 교체를 포함해 한국당의 틀을 바꿔 통합할 수 있을 거다. 9월 추석 전후부터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
통합된 야당의 총선 목표는.
“제가 생각하는 통합과 공천 혁신이 이뤄지면 과반(150석 이상)까지는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고 본다.”
통합이 실패한다면.
“의석수가 문제가 아니다. ‘20년 집권’을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여권을 어떻게 견제할 수 있겠나.”

차세현 기자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