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대응 자제하라더니 왜 가장 감정적인 조국 지명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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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임현동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임현동 기자

“옳은 말씀이긴 한데….”

보수 야권에서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12일) 수석·보좌관 회의 발언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선 안 된다”는 대목을 두고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 말이 100% 맞지만 그 말이 진심이 되려면 ‘죽창을 들자’는 감정적 반대 선봉장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내정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반일 투사(조국 후보자)가 영전하면 국민들은 대통령의 언행이 불일치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조 후보자 지명 철회로 대통령의 영(令)이 추상같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준석 최고위원도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옳은 말씀이긴 한데 이 국면(무역갈등 국면)에서 가장 감정적이었던 사람을 왜 법무부 장관에 지명하셨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조 후보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언이 감정적이라는 비판은 이전에도 꾸준히 나왔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공유했고 “애국이냐 이적(利敵)이냐”(7월18일) 같은 메시지로 국민들을 편가르기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9일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권에서는 이런 행동이 법무부 장관 부적격 사유라고 주장해왔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의 장관 지명 직후 조 후보자를 “잔뜩 격앙된 모습으로 죽창을 들고 반대 진영을 향해 돌격하는 권력의 홍위병”이라 지칭하며 “법무부 장관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메시지는 청문회에서도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하지 않은 발언’도 거친 비난을 불러왔다. 북한 당국자의 도 넘는 남한 비난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논란 많은 발언에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사실상 침묵하는 걸 거론하면서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전날(12일) 페이스북에 “요즘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짝짜꿍하는 걸 보니 한 사람은 영 쪼다가 됐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13일 전날 게시글을 삭제한 뒤 “어제(12일) 차마 해선 안 되는 말을 해버렸다. 쪼다라는 말이다. 막말이라면 막말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곧이어 “안보·경제·외교 파탄이 겹치니 요즘 상황이 찜통 날씨보다 더 화나고 짜증스럽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천박성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기만술이 서로 손 맞추고 있는데 자칭 운전자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래서 지금의 한반도 상황이 쪼다라는 말밖에 나올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하며 “쪼다 짓 하지 마라. 국민들은 울고 있다”고 적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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