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217억 달러, 7년 만에 최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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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7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세계 교역량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중국 성장 둔화로 상품 수출 감소 #여행수지 적자 3년새 가장 적어

한국은행이 6월 발표한 ‘2019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누적 경상수지는 217억7000만 달러 흑자다. 2011년 하반기 이후 16반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흑자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억3000만 달러(24.7%) 감소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 달러) 이후 최저치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건 올해 들어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수출은 2777억2000만 달러로 2016년 하반기 이후 가장 적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줄어들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370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2013년 상반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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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고 반도체와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상품 수출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6월 경상수지는 63억8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2018년 10월(93억5000만 달러) 이후 8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6월에도 상품수지는 부진이 이어졌다. 6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62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95억4000만 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박양수 국장은 “대외여건 악화로 상품수지가 축소되고 있지만 여행수지를 비롯한 서비스 수지 개선세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비스수지는 20억9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달(24억2000만 달러 적자)에 비해 적자 폭이 줄었다. 여행수지(10억 달러 적자)가 전년 동월(12억2000만 달러)보다 개선된 영향이다. 6월에 입국자 수는 15.1% 증가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여행수지 적자 폭(61억8000만 달러)은 2016년 상반기(39억2000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작다. 올 상반기 중국인 입국자는 280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9.1% 늘었다. 일본인 입국자도 26.6% 늘어난 165만4000명을 기록했다.

반면에 상반기 출국자 수는 1501만 명으로 1년 전보다 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 이후 나타나는 일본여행 보이콧의 영향은 앞으로 발표될 7월 이후 여행수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전망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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